[세계 책의 날]② “공공도서관, 가까이 있다면…” 학생들이 건립 운동에 서명하는 이유

입력 2021.04.21 (07:00) 수정 2021.05.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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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입니다. KBS뉴스는 책의 날을 맞아 공공도서관의 운영과 예산, 인력 문제 등을 짚어보는 '공공도서관 가보셨습니까' 기획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의 주민 운동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왜 접근성이 좋은 공공도서관을 원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 "걸어서 10분 안에 갈 수 있는 도서관, 주민의 손으로 만듭시다."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의 한 사거리, 하루빨리 공공도서관을 세워야 한다며 마을 주민들이 서명 운동에 나섰습니다. 도서관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고등학생도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학생들도 관심을 내비칩니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지나는 학생들도 선뜻 동참합니다.

수원시 금곡동, 학생들이 공공도서관 건립을 위한 서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수원시 금곡동, 학생들이 공공도서관 건립을 위한 서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수원시 금곡동은 인구가 4만 5천 명이 넘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늘어났습니다. 웬만한 군 인구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아직 공공도서관이 없습니다. 금곡동 북서쪽 지역의 경우 가장 가까운 공공도서관인 호매실도서관이 2㎞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도보로 40분 안팎이 걸립니다.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 북서쪽 지역에서는 가장 가까운 공공도서관인 수원 호매실도서관까지 2㎞ 이상 떨어져 있다.경기도 수원시 금곡동, 북서쪽 지역에서는 가장 가까운 공공도서관인 수원 호매실도서관까지 2㎞ 이상 떨어져 있다.

수원시는 공공도서관 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동네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을 목표로 세워 놓고 있습니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상의 공공도서관 기준으로도 수원시에는 공공도서관이 27곳이나 있습니다. 수원시 인구가 119만여 명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다고 하더라도 역시 백만 안팎의 인구인 고양시가 17곳, 용인시가 18곳의 공공도서관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도서관 사정이 비슷한 인구의 경기도 내 다른 시보다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곡동 마을 주민들은 같은 수원 시민인데도 어디는 공공도서관을 걸어서 이용하고 어디는 차를 타고 가야 한다며, 도서관 서비스의 제약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공공도서관 서비스가 비교적 잘 돼 있는 도시에서도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필요한 것은 공감, 주변 단지 등 고려해 적합한 곳에 세워야"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관계자는 금곡동 지역에 공공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점은 시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앞으로 인근에 또 다른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지역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장래의 인구 추이를 대비해 장소와 건립 규모 등을 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러 변수를 따진 뒤 더 많은 지역 주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당장 불편을 감수하고 성급하게 짓기보다는, 조금 더 꼼꼼하게 진단한 뒤 적합한 위치에 넉넉한 크기로 공공도서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홈페이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스마트 도서관’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수원시 도서관사업소 홈페이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스마트 도서관’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 "이미 수년째 기다려, 공공도서관 건립 하루빨리 서둘러야"

도서관 건립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작은 도서관을 비롯해 대다수 도서관이 일정 부분 운영에 제한을 받고 있어, 공간이 넓은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단순히 책만 빌려보는 곳이 아니라 여러 문화 행사도 하는 등 존재 자체만으로도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공공도서관 건립 운동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데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 "어린 학생 있는 집의 경우 공공도서관의 존재 의미 더욱 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있는 집의 경우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있는 집은 공공도서관에서 동화책을 예닐곱 권 빌려올 경우, 책 무게가 제법 나가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이 또한 부담돼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에는 전자도서관 이용이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는 공공도서관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공공도서관이 멀리 있으면 도서관 사이의 상호대차 서비스를 통해 인기 있는 책의 대출 신청을 해도 책이 들어왔을 때 다시 차를 타고 도서관까지 가야 해서 불편이 크다며, 금곡동 마을 주민들이 공공도서관 건립 운동에 나서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공공도서관이 가까이 있다면"...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기다리는 이유

공공도서관을 언제, 어디에 세울 것인지 명확하게 결정이 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역 학생들도 공공도서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지역 주민의 도움을 받아,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독서 습관과 공공도서관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학생들은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공도서관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러 학생은 취재진에게 집의 서재 사진과 함께 공공도서관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전달해 왔습니다.

학생들은 공공도서관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무엇보다 자주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중학교 3년 OOO의 서재중학교 3년 OOO의 서재

중학교 3년 OOO: "집에 있는 모든 책장에 책을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이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다면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도서관의 고요한 분위기를 따라 시험공부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작가님을 초청하여 강연을 해서,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3년 OOO의 서재초등학교 3년 OOO의 서재

초등학교 3년 OOO: "우리집에는 약 2,000권이 넘는 책이 있습니다. 자는 방에 책이 많아서 자기 전에 책을 즐겨 읽을 수 있습니다. 공부방에는 앉기 편안한 쇼파가 있어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과학책을 많이 읽고 싶습니다. (공공도서관이 가까이 있다면) 매일 책을 5권씩 빌려오겠습니다. 그러면 심심할 때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중학교 1년 OOO의 서재중학교 1년 OOO의 서재

중학교 1년 OOO : "(집에) 책이 많이 없어요. 가까운 공공 도서관이 생기면 친구들과 도서관에 가서 집에 없는 책을 빌려 보고 싶어요."


중학교 3년 OOO의 서재중학교 3년 OOO의 서재

중학교 3년 OOO: "(집에 책이) 200권 가량 있어요. 문학책을 읽고 싶습니다. (집 가까이 공공도서관이 생기면) 학교 다녀오면서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문학작품을 자주 대출해와서 읽어 보고 싶어요."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1학년 학생이 함께 쓰는 서재초등학교 5학년, 3학년, 1학년 학생이 함께 쓰는 서재

초등학교 5년 OOO, 3년 OOO, 1년 OOO: "집에 책이 많아요. 공공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다면... (1년) 맨날 갈래요. (3년) 가까운 곳에 있다면 친구들과 갈래요. (5년) 친구들과 매일 빌리러 갈래요."


■ "연간 독서량 많을수록 공공도서관 이용률도 높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 독서실태 조사 2019에 의하면 연간 독서량이 많을수록 공공도서관 이용률도 높다고 나와 있습니다.

독서실태 조사는 학생의 학교 밖 도서관 이용률을 바탕으로, 종이책 기준 연간 독서량이 1권에서 5권 사이는 도서관 이용률이 52.4%지만, 독서량이 많을수록 도서관 이용률이 높게 나타나 21권 이상의 경우 학교 밖 도서관 이용률이 76.6%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독서 습관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셈입니다.


수원시 금곡동에는 아직 공공도서관이 건립되지 않았지만 수원시 도서관사업소도 수원시 금곡동의 주민들도, 생각을 같이하는 게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가능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다시 말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어야 어른이건 학생이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그래야 공공도서관이 조금 더 주민 생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책의 날 기획 '공공도서관 가보셨습니까?' 다음 편에는 도서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도서관의 책 얘기로 이어집니다.

☞ 공공·학교 도서관 인터랙티브 지도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일부 포털에서는 인터랙티브 지도 연결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링크 주소를 주소창에 입력하면 됩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이지연, 윤지희
인터랙티브 지도 개발: 김명윤, 공민진
데이터 시각화: 권세라,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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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책의 날]② “공공도서관, 가까이 있다면…” 학생들이 건립 운동에 서명하는 이유
    • 입력 2021-04-21 07:00:54
    • 수정2021-05-04 14: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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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3일은 세계 책의 날입니다. KBS뉴스는 책의 날을 맞아 공공도서관의 운영과 예산, 인력 문제 등을 짚어보는 '공공도서관 가보셨습니까' 기획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의 주민 운동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왜 접근성이 좋은 공공도서관을 원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 "걸어서 10분 안에 갈 수 있는 도서관, 주민의 손으로 만듭시다."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의 한 사거리, 하루빨리 공공도서관을 세워야 한다며 마을 주민들이 서명 운동에 나섰습니다. 도서관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고등학생도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학생들도 관심을 내비칩니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지나는 학생들도 선뜻 동참합니다.

수원시 금곡동, 학생들이 공공도서관 건립을 위한 서명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수원시 금곡동은 인구가 4만 5천 명이 넘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늘어났습니다. 웬만한 군 인구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아직 공공도서관이 없습니다. 금곡동 북서쪽 지역의 경우 가장 가까운 공공도서관인 호매실도서관이 2㎞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도보로 40분 안팎이 걸립니다.

경기도 수원시 금곡동, 북서쪽 지역에서는 가장 가까운 공공도서관인 수원 호매실도서관까지 2㎞ 이상 떨어져 있다.
수원시는 공공도서관 사업에 힘을 쏟으면서 동네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을 목표로 세워 놓고 있습니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상의 공공도서관 기준으로도 수원시에는 공공도서관이 27곳이나 있습니다. 수원시 인구가 119만여 명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다고 하더라도 역시 백만 안팎의 인구인 고양시가 17곳, 용인시가 18곳의 공공도서관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도서관 사정이 비슷한 인구의 경기도 내 다른 시보다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곡동 마을 주민들은 같은 수원 시민인데도 어디는 공공도서관을 걸어서 이용하고 어디는 차를 타고 가야 한다며, 도서관 서비스의 제약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공공도서관 서비스가 비교적 잘 돼 있는 도시에서도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필요한 것은 공감, 주변 단지 등 고려해 적합한 곳에 세워야"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관계자는 금곡동 지역에 공공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점은 시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앞으로 인근에 또 다른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지역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장래의 인구 추이를 대비해 장소와 건립 규모 등을 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러 변수를 따진 뒤 더 많은 지역 주민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당장 불편을 감수하고 성급하게 짓기보다는, 조금 더 꼼꼼하게 진단한 뒤 적합한 위치에 넉넉한 크기로 공공도서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홈페이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스마트 도서관’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 "이미 수년째 기다려, 공공도서관 건립 하루빨리 서둘러야"

도서관 건립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작은 도서관을 비롯해 대다수 도서관이 일정 부분 운영에 제한을 받고 있어, 공간이 넓은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단순히 책만 빌려보는 곳이 아니라 여러 문화 행사도 하는 등 존재 자체만으로도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공공도서관 건립 운동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데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 "어린 학생 있는 집의 경우 공공도서관의 존재 의미 더욱 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있는 집의 경우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있는 집은 공공도서관에서 동화책을 예닐곱 권 빌려올 경우, 책 무게가 제법 나가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이 또한 부담돼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에는 전자도서관 이용이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는 공공도서관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공공도서관이 멀리 있으면 도서관 사이의 상호대차 서비스를 통해 인기 있는 책의 대출 신청을 해도 책이 들어왔을 때 다시 차를 타고 도서관까지 가야 해서 불편이 크다며, 금곡동 마을 주민들이 공공도서관 건립 운동에 나서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공공도서관이 가까이 있다면"...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기다리는 이유

공공도서관을 언제, 어디에 세울 것인지 명확하게 결정이 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역 학생들도 공공도서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지역 주민의 도움을 받아,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독서 습관과 공공도서관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학생들은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공도서관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러 학생은 취재진에게 집의 서재 사진과 함께 공공도서관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전달해 왔습니다.

학생들은 공공도서관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면, 무엇보다 자주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중학교 3년 OOO의 서재
중학교 3년 OOO: "집에 있는 모든 책장에 책을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이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다면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도서관의 고요한 분위기를 따라 시험공부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작가님을 초청하여 강연을 해서,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3년 OOO의 서재
초등학교 3년 OOO: "우리집에는 약 2,000권이 넘는 책이 있습니다. 자는 방에 책이 많아서 자기 전에 책을 즐겨 읽을 수 있습니다. 공부방에는 앉기 편안한 쇼파가 있어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과학책을 많이 읽고 싶습니다. (공공도서관이 가까이 있다면) 매일 책을 5권씩 빌려오겠습니다. 그러면 심심할 때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중학교 1년 OOO의 서재
중학교 1년 OOO : "(집에) 책이 많이 없어요. 가까운 공공 도서관이 생기면 친구들과 도서관에 가서 집에 없는 책을 빌려 보고 싶어요."


중학교 3년 OOO의 서재
중학교 3년 OOO: "(집에 책이) 200권 가량 있어요. 문학책을 읽고 싶습니다. (집 가까이 공공도서관이 생기면) 학교 다녀오면서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문학작품을 자주 대출해와서 읽어 보고 싶어요."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1학년 학생이 함께 쓰는 서재
초등학교 5년 OOO, 3년 OOO, 1년 OOO: "집에 책이 많아요. 공공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다면... (1년) 맨날 갈래요. (3년) 가까운 곳에 있다면 친구들과 갈래요. (5년) 친구들과 매일 빌리러 갈래요."


■ "연간 독서량 많을수록 공공도서관 이용률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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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태 조사는 학생의 학교 밖 도서관 이용률을 바탕으로, 종이책 기준 연간 독서량이 1권에서 5권 사이는 도서관 이용률이 52.4%지만, 독서량이 많을수록 도서관 이용률이 높게 나타나 21권 이상의 경우 학교 밖 도서관 이용률이 76.6%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독서 습관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셈입니다.


수원시 금곡동에는 아직 공공도서관이 건립되지 않았지만 수원시 도서관사업소도 수원시 금곡동의 주민들도, 생각을 같이하는 게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이 가능하면 걸어서 갈 수 있는, 다시 말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어야 어른이건 학생이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그래야 공공도서관이 조금 더 주민 생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책의 날 기획 '공공도서관 가보셨습니까?' 다음 편에는 도서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도서관의 책 얘기로 이어집니다.

☞ 공공·학교 도서관 인터랙티브 지도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일부 포털에서는 인터랙티브 지도 연결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https://news.kbs.co.kr/dj/2021-04-lib/index.html 링크 주소를 주소창에 입력하면 됩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이지연, 윤지희
인터랙티브 지도 개발: 김명윤, 공민진
데이터 시각화: 권세라,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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