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급으로 예고된 태풍…실제 위력 어땠나?

입력 2022.09.07 (06:17) 수정 2022.09.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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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힌남노'는 진로나 위력 면에서 2003년 큰 피해를 준 '매미'급이 될 거란 전망이 많았죠.

실제 이번 태풍의 위력은 어땠을까요?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포항에 폭우가 쏟아지던 어제 새벽, 레이더 영상에 태풍의 소용돌이 구름 북쪽으로 띠 모양의 비구름이 포착됩니다.

이 띠 구름은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태풍 본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3시간 넘게 포항 일대에 정체하며 폭우를 퍼부었습니다.

기상청 기준으론 시간당 111mm의 폭우가 관측됐는데, 특히 포항시의 동해면 강우량계에는 8시간 만에 무려 5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이광연/기상청 예보분석관 : "남동쪽에서는 태풍에서부터 불어 드는 고온 다습한 공기, 그리고 서쪽에서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버티면서 두 성질이 다른 공기 사이에 충돌에 의해서 이렇게 선상 강수대(띠 모양 비구름)가 강하게 발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태풍의 인명 피해는 강한 비구름이 장시간 머물렀던 영남 동해안에 집중됐습니다.

거센 비바람이 전국을 할퀴었던 태풍 매미와는 다른 양상이었습니다.

매미 때는 중심부가 통과한 영남뿐만 아니라 제주와 호남, 강원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태풍의 미묘한 경로 차이를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매미'는 경남 사천에 상륙한 뒤 약 7시 동안 내륙을 통과해 경북 울진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반면 '힌남노'는 거제에 상륙한 뒤 3시간이 채 안 돼 동해에 진출했습니다.

그 결과 '힌남노'는 태풍 위력을 나타내는 최저 해면 기압은 955.9 헥토파스칼을 기록해 매미 다음으로 강했지만, 최대 풍속은 초속 37.4미터로 피해를 줄 수 있는 바람 자체는 역대 최강이었던 '매미'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문일주/교수/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 : "'힌남노'는 '매미'보다 동쪽으로 치우쳐서 바람이 더 센 위험반원에 해당하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힌남노'는 포항 일대에 큰 피해를 남긴 뒤 동해 북부 먼바다로 물러갔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그래픽:노경일/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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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미’급으로 예고된 태풍…실제 위력 어땠나?
    • 입력 2022-09-07 06:17:30
    • 수정2022-09-07 08:11:55
    뉴스광장 1부
[앵커]

태풍 '힌남노'는 진로나 위력 면에서 2003년 큰 피해를 준 '매미'급이 될 거란 전망이 많았죠.

실제 이번 태풍의 위력은 어땠을까요?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포항에 폭우가 쏟아지던 어제 새벽, 레이더 영상에 태풍의 소용돌이 구름 북쪽으로 띠 모양의 비구름이 포착됩니다.

이 띠 구름은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태풍 본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3시간 넘게 포항 일대에 정체하며 폭우를 퍼부었습니다.

기상청 기준으론 시간당 111mm의 폭우가 관측됐는데, 특히 포항시의 동해면 강우량계에는 8시간 만에 무려 5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이광연/기상청 예보분석관 : "남동쪽에서는 태풍에서부터 불어 드는 고온 다습한 공기, 그리고 서쪽에서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버티면서 두 성질이 다른 공기 사이에 충돌에 의해서 이렇게 선상 강수대(띠 모양 비구름)가 강하게 발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태풍의 인명 피해는 강한 비구름이 장시간 머물렀던 영남 동해안에 집중됐습니다.

거센 비바람이 전국을 할퀴었던 태풍 매미와는 다른 양상이었습니다.

매미 때는 중심부가 통과한 영남뿐만 아니라 제주와 호남, 강원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두 태풍의 미묘한 경로 차이를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매미'는 경남 사천에 상륙한 뒤 약 7시 동안 내륙을 통과해 경북 울진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반면 '힌남노'는 거제에 상륙한 뒤 3시간이 채 안 돼 동해에 진출했습니다.

그 결과 '힌남노'는 태풍 위력을 나타내는 최저 해면 기압은 955.9 헥토파스칼을 기록해 매미 다음으로 강했지만, 최대 풍속은 초속 37.4미터로 피해를 줄 수 있는 바람 자체는 역대 최강이었던 '매미'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문일주/교수/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 : "'힌남노'는 '매미'보다 동쪽으로 치우쳐서 바람이 더 센 위험반원에 해당하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힌남노'는 포항 일대에 큰 피해를 남긴 뒤 동해 북부 먼바다로 물러갔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그래픽:노경일/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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