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 부여잡고 30cm 틈 의지해 버텼다”

입력 2022.09.07 (21:07) 수정 2022.09.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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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존자들을 살린 건 천장과 배관 사이의 여유 공간, 이른바 '에어 포켓'이었습니다.

이들은 좁은 공간에서 숨을 쉬며 14시간 이상을 버틴 끝에 구조됐습니다.

윤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간당 10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에 아파트에 세워진 차량들이 절반 넘게 물에 잠겼습니다.

같은 시각 지하 주차장에도 물이 차올랐습니다.

3.5미터 높이의 천장에 가로놓인 철제 배관까지 흙탕물이 차올랐습니다.

당시 생존자들은 이 배관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먼저 구조된 30대 남성은 배관에 매달린 채로 발견됐습니다.

배관 위 여유공간이 에어포켓 역할을 한 건데, 30여 센티미터에 불과한 천장과 배관 사이 틈새로 숨을 아껴쉬며 13시간 넘게 견뎌냈습니다.

[구조대원/음성변조 : "처음에 저희가 입구에서 봤을 때도 파이프라인(배관)을 잡고 계셨고, 1차적으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두 번째 구조된 여성도 천장의 구조물을 부여잡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식을 잃기 직전 구조됐습니다.

[50대 여성 생존자 지인/음성변조 : "차가 지하에 있었던 거예요. 차 빼러 아들하고 갔다가 그렇게 된 거예요."]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실종자 7명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당시 119신고가 폭주한데다 일대가 침수돼 차량 진입이 늦어졌고, 양수기와 동력펌프까지 총동원됐지만 뻘이 뒤섞인 물을 빼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경북 경찰은 이번 침수사고와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꾸려 하천 범람과정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윤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익수 최동희 조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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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관 부여잡고 30cm 틈 의지해 버텼다”
    • 입력 2022-09-07 21:07:02
    • 수정2022-09-07 21: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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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존자들을 살린 건 천장과 배관 사이의 여유 공간, 이른바 '에어 포켓'이었습니다.

이들은 좁은 공간에서 숨을 쉬며 14시간 이상을 버틴 끝에 구조됐습니다.

윤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간당 10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에 아파트에 세워진 차량들이 절반 넘게 물에 잠겼습니다.

같은 시각 지하 주차장에도 물이 차올랐습니다.

3.5미터 높이의 천장에 가로놓인 철제 배관까지 흙탕물이 차올랐습니다.

당시 생존자들은 이 배관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먼저 구조된 30대 남성은 배관에 매달린 채로 발견됐습니다.

배관 위 여유공간이 에어포켓 역할을 한 건데, 30여 센티미터에 불과한 천장과 배관 사이 틈새로 숨을 아껴쉬며 13시간 넘게 견뎌냈습니다.

[구조대원/음성변조 : "처음에 저희가 입구에서 봤을 때도 파이프라인(배관)을 잡고 계셨고, 1차적으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두 번째 구조된 여성도 천장의 구조물을 부여잡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식을 잃기 직전 구조됐습니다.

[50대 여성 생존자 지인/음성변조 : "차가 지하에 있었던 거예요. 차 빼러 아들하고 갔다가 그렇게 된 거예요."]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실종자 7명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당시 119신고가 폭주한데다 일대가 침수돼 차량 진입이 늦어졌고, 양수기와 동력펌프까지 총동원됐지만 뻘이 뒤섞인 물을 빼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경북 경찰은 이번 침수사고와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꾸려 하천 범람과정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윤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익수 최동희 조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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