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없이는 생존없다

입력 2004.09.21 (22:0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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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래시장의 활로를 찾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소비자들이 왜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있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현장취재와 KBS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서 입체적으로 살펴본 바로는 이제 재래시장도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의 공덕시장.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40년 전 그대로입니다.
제대로 된 비가림 시설도 없어 비만 오면 간이천막 사이로 빗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쇼핑카트도 없는 시장에서 이런 날이면 손님들은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김정옥(서울시 용강동): 우산 써야 되고 노인네가, 이것도 들어야 되고.
우산 펼쳤다 접었다 하니까 불편하죠.
⊙기자: 냉난방시설도 부족해 더운 날은 더워서, 추운 날은 추워서 장사가 안 됩니다.
위생도 문제입니다.
배추며 생선 다듬은 쓰레기도 바닥에 그대로 방치해 악취가 납니다.
⊙함정우(서울시 공덕동): 위생적으로 더 깨끗했으면 좋겠어요.
⊙기자: 지금은 어떤데요?
⊙함정우(서울시 공덕동): 바닥이라든가 아무래도 지저분하죠.
⊙기자: 재래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멀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편의시설 부족입니다.
이 시장은 연간 약 48만명의 소비자들이 찾고 있지만 주차시설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재래시장 10곳 중 6곳은 주차장이 없다 보니 시장 길가는 늘 불법주차한 차량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중화장실은 길 건너편에 간이화장실 1개가 전부.
그것도 100원짜리 동전을 넣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재영(상인): 물론 아깝죠.
그런데 당장 상가 같은 데 가면 다 문 닫아놨는데 길이 없잖아요.
⊙기자: 이렇다 보니 오래 쇼핑을 할래야 할 수가 없습니다.
KBS 방송문화연구팀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재래시장을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은 편의시설 부족이라는 응답이 30%로 1위였습니다.
다음으로는 신용카드 사용이 어렵고 불친절하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가격표도 없이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신뢰도 떨어집니다.
⊙채옥선(경기도 일산시): 묵은 제품을 속여서 판다든가 또 국산이 아닌데 국산으로 속여서 판다든가, 그런 거, 그게 의심스러워서 잘 못 다녀요, 시장을.
⊙기자: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근대적 경영도 문제입니다.
옷가게에는 유행과는 동떨어진 물건뿐입니다.
⊙이현옥(인천시 운서동): 아무래도 재래시장은 디자인이라든지 품질면에서 떨어지는 것 같고 이래서 잘 안 사게 되거든요.
취향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기자: 이렇다 보니 특히 2, 30대 중에서 생필품을 사러 재래시장에 간다는 사람은 10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했고 80% 이상은 대형 할인점이라고 답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재래시장을 자주 갔다는 응답이 10명 중 4명이었지만 최근에는 자주 간다는 사람이 11.7%로 줄었고 16.6%는 전혀 가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는 고객들의 발길은 재래시장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L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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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없이는 생존없다
    • 입력 2004-09-21 21:17:1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재래시장의 활로를 찾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소비자들이 왜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있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구영희 기자가 현장취재와 KBS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서 입체적으로 살펴본 바로는 이제 재래시장도 변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의 공덕시장.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40년 전 그대로입니다. 제대로 된 비가림 시설도 없어 비만 오면 간이천막 사이로 빗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쇼핑카트도 없는 시장에서 이런 날이면 손님들은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김정옥(서울시 용강동): 우산 써야 되고 노인네가, 이것도 들어야 되고. 우산 펼쳤다 접었다 하니까 불편하죠. ⊙기자: 냉난방시설도 부족해 더운 날은 더워서, 추운 날은 추워서 장사가 안 됩니다. 위생도 문제입니다. 배추며 생선 다듬은 쓰레기도 바닥에 그대로 방치해 악취가 납니다. ⊙함정우(서울시 공덕동): 위생적으로 더 깨끗했으면 좋겠어요. ⊙기자: 지금은 어떤데요? ⊙함정우(서울시 공덕동): 바닥이라든가 아무래도 지저분하죠. ⊙기자: 재래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멀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편의시설 부족입니다. 이 시장은 연간 약 48만명의 소비자들이 찾고 있지만 주차시설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재래시장 10곳 중 6곳은 주차장이 없다 보니 시장 길가는 늘 불법주차한 차량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중화장실은 길 건너편에 간이화장실 1개가 전부. 그것도 100원짜리 동전을 넣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재영(상인): 물론 아깝죠. 그런데 당장 상가 같은 데 가면 다 문 닫아놨는데 길이 없잖아요. ⊙기자: 이렇다 보니 오래 쇼핑을 할래야 할 수가 없습니다. KBS 방송문화연구팀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재래시장을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은 편의시설 부족이라는 응답이 30%로 1위였습니다. 다음으로는 신용카드 사용이 어렵고 불친절하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가격표도 없이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신뢰도 떨어집니다. ⊙채옥선(경기도 일산시): 묵은 제품을 속여서 판다든가 또 국산이 아닌데 국산으로 속여서 판다든가, 그런 거, 그게 의심스러워서 잘 못 다녀요, 시장을. ⊙기자: 젊은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근대적 경영도 문제입니다. 옷가게에는 유행과는 동떨어진 물건뿐입니다. ⊙이현옥(인천시 운서동): 아무래도 재래시장은 디자인이라든지 품질면에서 떨어지는 것 같고 이래서 잘 안 사게 되거든요. 취향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기자: 이렇다 보니 특히 2, 30대 중에서 생필품을 사러 재래시장에 간다는 사람은 100명 중 한두 명에 불과했고 80% 이상은 대형 할인점이라고 답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재래시장을 자주 갔다는 응답이 10명 중 4명이었지만 최근에는 자주 간다는 사람이 11.7%로 줄었고 16.6%는 전혀 가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는 고객들의 발길은 재래시장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LKBS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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