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의식 변화 필요

입력 2004.09.24 (21:5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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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래시장의 활로를 찾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입니다.
다행히 재래시장특별법이 어제 국회에서 통과돼 한시름 놓게 됐습니다마는 외부의 지원이나 도움만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는 상인 스스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려는 의지와 각오가 절실한 때입니다.
권혁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장 여기저기에 나붙은 현수막.
가뜩이나 손님이 없어 썰렁한 시장을 더욱 삭막하게 만듭니다.
이 재래시장은 재건축 계획이 세워지면서 상가 주인들과 임대상인들간의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신용섭(상인 대표): 회사측에서 저희한테 준다는 이주대책비용이 200에서 500이라는데 저희는 그 돈 받고는 떠날 수가 없어요.
⊙최상열(세류시장 대표):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원 받는 점포주들이 3000만원을 보상비로 달라고 하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도 없고 할 능력도 없습니다.
⊙기자: 재래시장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5년 동안 재래시장에 투입될 돈은 7000억원.
이 가운데 90%가 건물의 재건축비로 쓰이게 됩니다.
영세상인들에 대한 보호나 지원은 한푼도 없어 재래시장의 현대화에 큰 걸림돌입니다.
또 건물만 현대화했다고 해서 상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건어물시장으로 명성을 날렸던 서울 중부시장, 250억원을 들여 재건축을 했지만 500여 개 점포 중 6곳만이 임대됐을 뿐입니다.
⊙이영섭(서울 중부시장 총무과장): 건어물시장은 이 건물에 맞지가 않기 때문에 건축자재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기자: 치밀한 시장조사와 계획없는 막연한 변화만으로는 재래시장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잘 말해 주는 사례입니다.
⊙인터뷰: 진열을 할 때 그냥 전부 늘어놓지 마십시오.
⊙기자: 저녁 7시, 뭔가 변해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가게 문을 닫고 달려온 상인들,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이 강의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강인옥(광장시장 상인): 상인들 스스로가 고객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 그런 것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깨닫고...
⊙기자: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인들의 의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3년간 재래시장에 지원한 돈 3300억원 가운데 상인 교육에 쓴 것은 고작 11억원뿐입니다.
또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야 할 상인 조직화도 시급하지만 37%가 조직이 없고 있는 시장의 경우도 대부분 친목단체 수준입니다.
⊙이범열(한국유통연구소 소장): 농어촌 후계자와 같은 재래시장에도 젊은 일꾼들을 양성해서 그것을 중심으로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기자: 의류도매시장을 누비며 열심히 옷을 고르는 안상미 씨, 이렇게 자신이 직접 주문한 옷들을 유명 포털사이트에 올려 팔고 있습니다.
하루 판매량은 1000여 건, 한 달 매출은 4억원에 이릅니다.
⊙안상미(공유통상 대표): 전자상거래 의류의 50% 이상이 재래시장 상품이기 때문에 판매망만 잘 IT쪽으로 구축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정부도 2008년까지 전국을 하나로 묶는 재래시장 링크시스템과 배송시스템을 갖추게 할 계획입니다.
정부의 지원과 스스로 변신하려는 상인들의 노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적절한 재교육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재래시장이 맞고 있는 현재 위기는 재도약의 기회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KBS뉴스 권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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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보다 의식 변화 필요
    • 입력 2004-09-24 21:33:13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재래시장의 활로를 찾아보는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입니다. 다행히 재래시장특별법이 어제 국회에서 통과돼 한시름 놓게 됐습니다마는 외부의 지원이나 도움만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는 상인 스스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려는 의지와 각오가 절실한 때입니다. 권혁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장 여기저기에 나붙은 현수막. 가뜩이나 손님이 없어 썰렁한 시장을 더욱 삭막하게 만듭니다. 이 재래시장은 재건축 계획이 세워지면서 상가 주인들과 임대상인들간의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신용섭(상인 대표): 회사측에서 저희한테 준다는 이주대책비용이 200에서 500이라는데 저희는 그 돈 받고는 떠날 수가 없어요. ⊙최상열(세류시장 대표):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원 받는 점포주들이 3000만원을 보상비로 달라고 하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도 없고 할 능력도 없습니다. ⊙기자: 재래시장 활성화 특별법에 따라 5년 동안 재래시장에 투입될 돈은 7000억원. 이 가운데 90%가 건물의 재건축비로 쓰이게 됩니다. 영세상인들에 대한 보호나 지원은 한푼도 없어 재래시장의 현대화에 큰 걸림돌입니다. 또 건물만 현대화했다고 해서 상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건어물시장으로 명성을 날렸던 서울 중부시장, 250억원을 들여 재건축을 했지만 500여 개 점포 중 6곳만이 임대됐을 뿐입니다. ⊙이영섭(서울 중부시장 총무과장): 건어물시장은 이 건물에 맞지가 않기 때문에 건축자재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기자: 치밀한 시장조사와 계획없는 막연한 변화만으로는 재래시장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잘 말해 주는 사례입니다. ⊙인터뷰: 진열을 할 때 그냥 전부 늘어놓지 마십시오. ⊙기자: 저녁 7시, 뭔가 변해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에 가게 문을 닫고 달려온 상인들,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이 강의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강인옥(광장시장 상인): 상인들 스스로가 고객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것, 그런 것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깨닫고... ⊙기자: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인들의 의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3년간 재래시장에 지원한 돈 3300억원 가운데 상인 교육에 쓴 것은 고작 11억원뿐입니다. 또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야 할 상인 조직화도 시급하지만 37%가 조직이 없고 있는 시장의 경우도 대부분 친목단체 수준입니다. ⊙이범열(한국유통연구소 소장): 농어촌 후계자와 같은 재래시장에도 젊은 일꾼들을 양성해서 그것을 중심으로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기자: 의류도매시장을 누비며 열심히 옷을 고르는 안상미 씨, 이렇게 자신이 직접 주문한 옷들을 유명 포털사이트에 올려 팔고 있습니다. 하루 판매량은 1000여 건, 한 달 매출은 4억원에 이릅니다. ⊙안상미(공유통상 대표): 전자상거래 의류의 50% 이상이 재래시장 상품이기 때문에 판매망만 잘 IT쪽으로 구축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정부도 2008년까지 전국을 하나로 묶는 재래시장 링크시스템과 배송시스템을 갖추게 할 계획입니다. 정부의 지원과 스스로 변신하려는 상인들의 노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적절한 재교육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재래시장이 맞고 있는 현재 위기는 재도약의 기회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KBS뉴스 권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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