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과 하복 사이

입력 2005.06.21 (21:5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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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건은 우리의 병영환경과 신세대 장병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먼저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신세대 장병들은 상명하복의 군조직에서 어떤 고민을 하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박주경 기자입니다.
⊙기자: 무조건적인 복종과 획일적 집단생활이 기존 병영문화의 상징이었다면 신세대 장병들은 자기 목소리, 자기 개성을 포기하지 않는 자율적인 성향으로 대변됩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군인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젊은이, 신세대로서의 문화를 누리려는 것이 또 다른 생활상입니다.
⊙현역 휴가병: 문화 코드가 인터넷에 이미 맞춰져 있는데, 군대 갔다고 해서 그걸 끊고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자: 외부와의 단절과 부적응이 두려워 입대 사흘 만에 탈영했다는 20살 두 훈련병의 사례는 이 같은 신세대 군인들의 성향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한 단면입니다.
⊙이승진(소령/39사단 정훈참모): 개인적으로 어떤 군에 대한 적성이 맞지 않고 특히 여자친구가 보고싶다는 어떤 이유로 해서 탈영했다고 지금 조사가 나왔습니다.
⊙기자: 이런 문제 때문에 따로 특별적응교육을 받은 병사가 지난해 육군만 해도 8000명, 이제 신세대와 군문화의 상충문제는 더 이상 소수의 사례만은 아닙니다.
자기중심적이다, 인내심이 없다, 일부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신세대 성향은 한편으로는 인권신장과 창의성 구현이라는 긍정적 요소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무조건 억압하는 문화부터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표명렬(군사 평론가/예비역 준장): 직업군인들의 사고방식이나 기존의 시스템은 옛날 그대로 있고 우리 병사들은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가지고 들어오고 하니까 전혀 안 맞는 겁니다.
문화적인 충격이 엄청난 겁니다.
⊙기자: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폭력과 가혹행위를 단속한다는 식의 처방으로는 더 이상 근본해결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늘 내세우는 심리상담이나 소원수리 등의 대책 역시 사생활과 자아를 중시하는 신세대에게 실질적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보완되어야 합니다.
⊙정재영(국군사상자인권연대 사무처장): 철저하게 비밀보장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해서 수렴된 의견은 바로 현장에서 조치가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빨리 바뀌어야 될 것 같아요.
⊙기자: 무엇보다 상명하달식의 문화는 꼭 필요한 만큼만 한정하고 신세대 가치에 부합하는 토론과 민주적 통솔방식, 이를 위한 간부교육부터 체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신세대 군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기강확립의 선행 과제입니다.
KBS뉴스 박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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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명과 하복 사이
    • 입력 2005-06-21 21:15:23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이번 사건은 우리의 병영환경과 신세대 장병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먼저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신세대 장병들은 상명하복의 군조직에서 어떤 고민을 하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박주경 기자입니다. ⊙기자: 무조건적인 복종과 획일적 집단생활이 기존 병영문화의 상징이었다면 신세대 장병들은 자기 목소리, 자기 개성을 포기하지 않는 자율적인 성향으로 대변됩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고 군인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젊은이, 신세대로서의 문화를 누리려는 것이 또 다른 생활상입니다. ⊙현역 휴가병: 문화 코드가 인터넷에 이미 맞춰져 있는데, 군대 갔다고 해서 그걸 끊고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자: 외부와의 단절과 부적응이 두려워 입대 사흘 만에 탈영했다는 20살 두 훈련병의 사례는 이 같은 신세대 군인들의 성향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한 단면입니다. ⊙이승진(소령/39사단 정훈참모): 개인적으로 어떤 군에 대한 적성이 맞지 않고 특히 여자친구가 보고싶다는 어떤 이유로 해서 탈영했다고 지금 조사가 나왔습니다. ⊙기자: 이런 문제 때문에 따로 특별적응교육을 받은 병사가 지난해 육군만 해도 8000명, 이제 신세대와 군문화의 상충문제는 더 이상 소수의 사례만은 아닙니다. 자기중심적이다, 인내심이 없다, 일부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신세대 성향은 한편으로는 인권신장과 창의성 구현이라는 긍정적 요소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무조건 억압하는 문화부터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표명렬(군사 평론가/예비역 준장): 직업군인들의 사고방식이나 기존의 시스템은 옛날 그대로 있고 우리 병사들은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가지고 들어오고 하니까 전혀 안 맞는 겁니다. 문화적인 충격이 엄청난 겁니다. ⊙기자: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폭력과 가혹행위를 단속한다는 식의 처방으로는 더 이상 근본해결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늘 내세우는 심리상담이나 소원수리 등의 대책 역시 사생활과 자아를 중시하는 신세대에게 실질적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보완되어야 합니다. ⊙정재영(국군사상자인권연대 사무처장): 철저하게 비밀보장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해서 수렴된 의견은 바로 현장에서 조치가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빨리 바뀌어야 될 것 같아요. ⊙기자: 무엇보다 상명하달식의 문화는 꼭 필요한 만큼만 한정하고 신세대 가치에 부합하는 토론과 민주적 통솔방식, 이를 위한 간부교육부터 체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신세대 군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기강확립의 선행 과제입니다. KBS뉴스 박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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