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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묘역②] 삼성 편 : 회사 땅에 가족 묘?…삼성의 ‘특수관리’
입력 2018.09.24 (18:07) 수정 2018.09.26 (14:44) 취재K
[재벌묘역②] 삼성 편 : 회사 땅에 가족 묘?…삼성의 ‘특수관리’
▲ 삼성 총수 일가 묘역


"재벌 총수 일가가 30년간 회사 땅을 공짜로 썼다. 창업주 묫자리로."

삼성그룹 이야기다. 보는 시각에 따라 '별 문제 없다'거나 '치사하게 조상 묘까지 건드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럼 이 표현은 어떨까?

"재벌 총수 일가가 30년간 회삿돈 110억 원을 썼다. 사적으로."

'문제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병철 전 회장 동상이병철 전 회장 동상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전 회장의 묘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 부지 내에 있다. 뒤로는 향수산, 앞으로는 삼만육천지(호수)를 낀 배산임수 지형이다. 호암미술관과 삼성인력개발원도 양옆에 있다.

이병철 전 회장은 1987년 11월 이 땅에 묻혔다. 아들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관할청에 묘 허가를 받았다. 이 전 회장 묘역은 499㎡다. 당시 법으로 허용하던 가족묘 크기(500㎡)의 최대치다. 499㎡에는 봉분, 상석 그리고 비석 자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동상, 성묘객(주로 총수 일가와 임원)을 위한 영빈관 부지는 묫자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묘를 꾸미기 위한 잔디밭, 연못 등 관련 시설을 다 합하면 최소 5만㎡가 이 묘역에 해당한다.

고 이병철 회장 묘 토지 등기부등본고 이병철 회장 묘 토지 등기부등본

5만㎡ 땅은 삼성물산 소유다. 법인 땅에 총수 가족 묘를 둔 것이다. 총수 일가는 땅 사용료를 회사에 지급한 적이 없다.

묘역 관리도 삼성 계열사들이 맡았다. 삼성물산 노동조합은 "묘역과 호암미술관, 인력개발원은 한 단지로 구성돼 있어서 삼성에스원이 경비를 한다. 조경과 묘역 관리 역시 에버랜드 조경 사업팀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KBS는 감정평가사들에게 지난 30년간 묘역에 대한 토지임대료 계산을 의뢰했다. 그 결과 5만㎡에 대한 30년간 적정 임대료는 110억 원으로 추산됐다. 바로 삼성물산이 총수 일가에 임대료를 요구하지 않아 손해를 본 액수로 볼 수 있다. 110억 원에는 영빈관 이용료, 묘역 경비·조경 인건비 등이 모두 제외됐다. 실제 회사 손해액은 더 크다는 이야기다.

개인 묘역을 경비·조경하는 것은 삼성물산의 이익에 부합하는 활동이라 보기 어렵다. 묫자리 임대료를 총수 일가에게 청구하지 않는 것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남근 변호사는 "회사의 이익에 반해서 특정 개인의 묫자리를 회사 땅에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면 업무상 배임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무상 배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취재가 이어지자 삼성물산은 "이 전 회장의 묘소 설치와 관리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앞으로 비용 처리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수 일가와 계약을 맺어 임차료를 받는 것까지 검토 중이다.

[연관기사]
[재벌묘역①] 한진 편 : “내 조상은 우리 회사가 지킨다”…회삿돈으로 묘역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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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18.09.26 (14:44)
    취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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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총수 일가 묘역


"재벌 총수 일가가 30년간 회사 땅을 공짜로 썼다. 창업주 묫자리로."

삼성그룹 이야기다. 보는 시각에 따라 '별 문제 없다'거나 '치사하게 조상 묘까지 건드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럼 이 표현은 어떨까?

"재벌 총수 일가가 30년간 회삿돈 110억 원을 썼다. 사적으로."

'문제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병철 전 회장 동상이병철 전 회장 동상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전 회장의 묘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 부지 내에 있다. 뒤로는 향수산, 앞으로는 삼만육천지(호수)를 낀 배산임수 지형이다. 호암미술관과 삼성인력개발원도 양옆에 있다.

이병철 전 회장은 1987년 11월 이 땅에 묻혔다. 아들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관할청에 묘 허가를 받았다. 이 전 회장 묘역은 499㎡다. 당시 법으로 허용하던 가족묘 크기(500㎡)의 최대치다. 499㎡에는 봉분, 상석 그리고 비석 자리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동상, 성묘객(주로 총수 일가와 임원)을 위한 영빈관 부지는 묫자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묘를 꾸미기 위한 잔디밭, 연못 등 관련 시설을 다 합하면 최소 5만㎡가 이 묘역에 해당한다.

고 이병철 회장 묘 토지 등기부등본고 이병철 회장 묘 토지 등기부등본

5만㎡ 땅은 삼성물산 소유다. 법인 땅에 총수 가족 묘를 둔 것이다. 총수 일가는 땅 사용료를 회사에 지급한 적이 없다.

묘역 관리도 삼성 계열사들이 맡았다. 삼성물산 노동조합은 "묘역과 호암미술관, 인력개발원은 한 단지로 구성돼 있어서 삼성에스원이 경비를 한다. 조경과 묘역 관리 역시 에버랜드 조경 사업팀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KBS는 감정평가사들에게 지난 30년간 묘역에 대한 토지임대료 계산을 의뢰했다. 그 결과 5만㎡에 대한 30년간 적정 임대료는 110억 원으로 추산됐다. 바로 삼성물산이 총수 일가에 임대료를 요구하지 않아 손해를 본 액수로 볼 수 있다. 110억 원에는 영빈관 이용료, 묘역 경비·조경 인건비 등이 모두 제외됐다. 실제 회사 손해액은 더 크다는 이야기다.

개인 묘역을 경비·조경하는 것은 삼성물산의 이익에 부합하는 활동이라 보기 어렵다. 묫자리 임대료를 총수 일가에게 청구하지 않는 것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남근 변호사는 "회사의 이익에 반해서 특정 개인의 묫자리를 회사 땅에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면 업무상 배임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무상 배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취재가 이어지자 삼성물산은 "이 전 회장의 묘소 설치와 관리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앞으로 비용 처리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수 일가와 계약을 맺어 임차료를 받는 것까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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