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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7년의 기록]③ 태어나자마자 ‘학대’부터…데이터가 말하는 가해자의 민낯은?
입력 2020.08.25 (07:00) 수정 2020.08.30 (08:09) 데이터룸
■ 학대의 온상이 된 '집'…부모는 양육을 몰랐다

도윤이(가명)가 태어난 건 2015년, 아빠가 스물한 살, 엄마가 열아홉 살 때였습니다. 도윤이를 임신한 뒤부터 도윤이 증조할머니 집에서 살게 된 두 사람은 마땅한 직업이 없었습니다. 아빠가 드문드문 일용직 일을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도윤이의 동생 민영이(가명)와 도진(가명)이가 잇따라 태어났지만, 출생 1년이 못 돼 모두 숨졌습니다. 민영이는 생후 5개월에 두꺼운 이불에 덮여 몇 시간 동안 방치돼 있다 사망했고, 태어난 지 아홉 달 된 도진이도 부모가 집에 있는 동안 엎드린 채 숨진 것이 발견됐습니다. 아빠 엄마는 아이들을 몰래 땅에 묻어 아이들의 죽음을 숨겼습니다.

도윤이를 가진 후 친정과 연락을 끊은 엄마는 물론 아빠도 양육에 대해 큰 신경을 쓴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부부는 도윤이가 태어난 지 한참 지나 지자체 경고를 받고서야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제대로 양육을 못 해 증조할머니가 대신 아이를 맡은 적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도윤이가 태어난 뒤 긴급생계지원과 조건부 수급 대상자로 지정됐지만, 조건부 근로를 하지 않아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부부는 아이들만 집에 둔 채 자주 집을 비웠습니다. 막내 도진이는 아홉 달 짧은 생을 사는 동안 출생신고도 안 돼 있었습니다.

둘째 셋째가 잇따라 세상을 뜬 뒤, 부모는 살던 원룸 계약도 해지하고 남은 도윤이를 데리고 자동차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딸 민영이 앞으로 나오는 아동수당이 생활비였습니다. 민영이가 숨진 지 3년이 훌쩍 지나고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겁니다. 급기야 거주지 불분명으로 가족 모두 주민등록이 말소됐습니다. 부부는 결국 지난 1월 체포됐습니다. 동생들을 모두 잃고 엄마 아빠에 이끌려 떠돌이 생활을 하던 도윤이는 그제야 아동복지시설로 옮겨졌습니다.

도윤이 엄마 아빠에 대해 최근 1심 선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법원은 부부가 아이들을 오랫동안 학대 방임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도윤이의 두 동생 사망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없었다며 아빠에게는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엄마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 학대 가해자 79%는 부모…교직원 학대도 해마다 증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아동학대 전수를 학대 가해자를 중심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도윤이처럼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경우가 10만 6백여 건 가운데 7만 9천 건으로 평균 79%로 나타났습니다. 친부모와 계부모, 양부모를 모두 합한 수치이지만, 역시 친부모의 학대가 절대적으로 많았습니다. 발견된 건수로만 보면 2012년 5천3백여 건이던 부모에 의한 학대는 2018년에는 만 8천여 건까지 늘었습니다. 친아버지가 가해자의 56%, 친어머니가 40%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학대 건수는 늘고 있지만, 전체 아동학대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2012년에는 83.9%이던 것이 2018년에는 76.9%까지 내려왔습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이 대리양육자입니다. 학교나 유치원, 보육원, 학원 선생님, 복지시설 종사자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전체 아동학대에서 이런 대리양육자의 학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에는 6.2%에 그쳤지만, 갈수록 늘어나 2018년에는 16%를 살짝 밑도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대리양육자 학대 중에서도 초·중·고교 직원이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7년 만에 0.2%에서 8.4%까지 올라섰습니다. 보육 교직원의 학대 비중도 높아졌습니다. 교육기관 내 체벌에 대해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진 데다, 학대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정부가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도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입니다. 조부모나 형제·자매 등 친인척이 학대 가해자인 사례는 5% 미만에 그쳤습니다.

■ 40~50대 가해자↑…사망 사건은 20~30대 가해자 비중 높아

이런 변화가 학대 가해자의 연령 분포에서도 나타납니다. 2012년 이후 7년간 20~30대 학대 가해자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40~50대 가해자의 비중은 9%포인트나 늘었습니다. 보육·양육 시설이나 교육기관 종사자의 학대 비중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동학대 가운데서도 강력 사건이라 볼 수 있는 사망사례만 놓고 보면 좀 다릅니다. 2014년 한 해를 제외한 다른 모든 해의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서, 가해자가 20~30대인 경우가 3분의 2에 달했습니다. 특히 학대사례 전체와 비교해 20대 가해자 비중이 높은 것이 눈에 띕니다.

이에 대해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는 "20대의 경우는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부모가 될 준비가 아직 돼 있지 않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아이가 10대 이상인 40~50대와 달리 아이가 영유아라 폭력을 행사할 경우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윤이의 동생들처럼 부모 방임으로 사망할 경우 "해외에서는 의도성 여부와 관련 없이 학대 사망을 중하게 처벌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 신체·정서 학대 많아…타인 학대는 성학대가 절대 다수

일반적으로 아동학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학대는 정서학대이고, 그다음으로는 신체학대와 방임, 성학대의 순으로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 가해자가 누구냐에 따라 저지르는 학대 유형도 달라졌는지 살펴봤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부모와 친인척, 대리양육자 모두 정서학대> 신체학대> 방임>성 학대 순으로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일반적 양상과 비슷했습니다. 다만, 부모의 경우 방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22%(중복 포함)로 친인척(13.2%)이나 대리양육자(12.7%)에 비해 높았습니다. 성 학대의 경우에는 부모는 2.2%만이 저지른 반면, 친인척은 7.2%, 대리양육자는 10.8%로 비중이 올라갔습니다.

확연히 양상이 달랐던 것은 학대 행위자가 타인, 즉 모르는 사람일 경우입니다. 학대 행위자가 타인인 경우에는 성 학대의 비중이 가장 높아 64.6%로 나타났고, 정서학대가 35.7%, 신체학대가 19.7%로 나타났습니다. 아동 성추행·성폭력의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 학대 가해자 절반은 무직·단순노무직…전문직 아동학대도 급증

이번에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경제적 조건이나 특징이 학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10여 가지로 분류된 학대 가해자의 직업군 가운데서는 무직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직군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2012~2017년 평균이 33%, 학대 가해자의 3분의 1은 무직자였다는 이야기입니다. 2위인 단순 노무직과 비교해도 두 배나 됐습니다. 학대 가해자의 절반가량이 직업이 아예 없거나 저임금군으로 꼽히는 단순 노무직인 셈인데, 도윤이의 사례에서 보듯 빈곤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이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명되는 결과입니다.

반면, 비교적 고소득군으로 꼽히는 전문직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것 역시 눈에 띄는 점입니다. 2012년에는 전체 학대 가해자의 4.2%에 불과했던 전문직종이 2017년에는 14.3%까지 늘었습니다. 장희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사회복지서비스의 대상인 빈곤, 저소득 가정의 아동학대가 주로 노출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가 발견되는 측면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학대 가해자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 대상자인 비율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경제적 요인 이외에 학대 가해자가 가진 고유의 특성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가장 최근인 2018년 통계에서는 '부적절한 양육 태도'와 '양육 지식·기술 부족'이 각각 상위에 올랐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잘 모르고 제대로 알려하지 않는다는 건데, 각각 23.5%와 19.9%에 달합니다. '스트레스'와 '부부 및 가족 갈등'이 17.5%와 15.6%로 뒤를 이었고, '경제적 어려움'이 특성인 경우도 8.3%로 나타났습니다.

성격이나 기질 등에 문제가 있거나(9.2%) 알코올 남용(6.7%)이 특성으로 나타난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신체적 장애나 전과 이력, 도박이나 게임 중독 등은 모두 2%를 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의 고치기 힘든 개인적 특성이 학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는 않지만, 아동학대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찾아내 양육을 돕고 올바른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가해자의 특성 가운데 사실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특성 없음'입니다. 학대 가해자들에게서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한 경우가 전체의 29.9%에 달하는 겁니다. 아동 학대가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범죄임을 데이터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연관기사]
[인터랙티브] 아동학대, 7년의 기록
https://bit.ly/327IGPM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①아동학대로 멍든 10만...숨진 아동 3분의 1은 영아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3580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②데이터가 말해주는 아동학대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3709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③ 태어나자마자 '학대'부터…데이터가 말하는 가해자의 민낯은?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4583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④ 눈감은 신고의무자…아동보호전문기관은 태부족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5557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⑤ 학대 확인돼도 '속수무책'…처벌도 주저, 왜?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6178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⑥ 학대 10%는 재발…악순환 계속되는 이유는?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6991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⑦ 통계 공개 ‘반토막’…기준도 들쭉날쭉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7853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⑧ 학대 증가 못 따라가는 ‘땜질’ 대책…“실행이라도 제대로”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28151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데이터 시각화: 강준희
인터랙티브 UX/UI 디자인&개발: 김명윤, 공민진
  • [아동학대 7년의 기록]③ 태어나자마자 ‘학대’부터…데이터가 말하는 가해자의 민낯은?
    • 입력 2020-08-25 07:00:04
    • 수정2020-08-30 08:09:02
    데이터룸
■ 학대의 온상이 된 '집'…부모는 양육을 몰랐다

도윤이(가명)가 태어난 건 2015년, 아빠가 스물한 살, 엄마가 열아홉 살 때였습니다. 도윤이를 임신한 뒤부터 도윤이 증조할머니 집에서 살게 된 두 사람은 마땅한 직업이 없었습니다. 아빠가 드문드문 일용직 일을 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도윤이의 동생 민영이(가명)와 도진(가명)이가 잇따라 태어났지만, 출생 1년이 못 돼 모두 숨졌습니다. 민영이는 생후 5개월에 두꺼운 이불에 덮여 몇 시간 동안 방치돼 있다 사망했고, 태어난 지 아홉 달 된 도진이도 부모가 집에 있는 동안 엎드린 채 숨진 것이 발견됐습니다. 아빠 엄마는 아이들을 몰래 땅에 묻어 아이들의 죽음을 숨겼습니다.

도윤이를 가진 후 친정과 연락을 끊은 엄마는 물론 아빠도 양육에 대해 큰 신경을 쓴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부부는 도윤이가 태어난 지 한참 지나 지자체 경고를 받고서야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제대로 양육을 못 해 증조할머니가 대신 아이를 맡은 적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도윤이가 태어난 뒤 긴급생계지원과 조건부 수급 대상자로 지정됐지만, 조건부 근로를 하지 않아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부부는 아이들만 집에 둔 채 자주 집을 비웠습니다. 막내 도진이는 아홉 달 짧은 생을 사는 동안 출생신고도 안 돼 있었습니다.

둘째 셋째가 잇따라 세상을 뜬 뒤, 부모는 살던 원룸 계약도 해지하고 남은 도윤이를 데리고 자동차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딸 민영이 앞으로 나오는 아동수당이 생활비였습니다. 민영이가 숨진 지 3년이 훌쩍 지나고도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겁니다. 급기야 거주지 불분명으로 가족 모두 주민등록이 말소됐습니다. 부부는 결국 지난 1월 체포됐습니다. 동생들을 모두 잃고 엄마 아빠에 이끌려 떠돌이 생활을 하던 도윤이는 그제야 아동복지시설로 옮겨졌습니다.

도윤이 엄마 아빠에 대해 최근 1심 선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법원은 부부가 아이들을 오랫동안 학대 방임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도윤이의 두 동생 사망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없었다며 아빠에게는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엄마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 학대 가해자 79%는 부모…교직원 학대도 해마다 증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아동학대 전수를 학대 가해자를 중심으로 분석해 봤습니다. 도윤이처럼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경우가 10만 6백여 건 가운데 7만 9천 건으로 평균 79%로 나타났습니다. 친부모와 계부모, 양부모를 모두 합한 수치이지만, 역시 친부모의 학대가 절대적으로 많았습니다. 발견된 건수로만 보면 2012년 5천3백여 건이던 부모에 의한 학대는 2018년에는 만 8천여 건까지 늘었습니다. 친아버지가 가해자의 56%, 친어머니가 40%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학대 건수는 늘고 있지만, 전체 아동학대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2012년에는 83.9%이던 것이 2018년에는 76.9%까지 내려왔습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이 대리양육자입니다. 학교나 유치원, 보육원, 학원 선생님, 복지시설 종사자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전체 아동학대에서 이런 대리양육자의 학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에는 6.2%에 그쳤지만, 갈수록 늘어나 2018년에는 16%를 살짝 밑도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대리양육자 학대 중에서도 초·중·고교 직원이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7년 만에 0.2%에서 8.4%까지 올라섰습니다. 보육 교직원의 학대 비중도 높아졌습니다. 교육기관 내 체벌에 대해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진 데다, 학대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정부가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도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입니다. 조부모나 형제·자매 등 친인척이 학대 가해자인 사례는 5% 미만에 그쳤습니다.

■ 40~50대 가해자↑…사망 사건은 20~30대 가해자 비중 높아

이런 변화가 학대 가해자의 연령 분포에서도 나타납니다. 2012년 이후 7년간 20~30대 학대 가해자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40~50대 가해자의 비중은 9%포인트나 늘었습니다. 보육·양육 시설이나 교육기관 종사자의 학대 비중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동학대 가운데서도 강력 사건이라 볼 수 있는 사망사례만 놓고 보면 좀 다릅니다. 2014년 한 해를 제외한 다른 모든 해의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서, 가해자가 20~30대인 경우가 3분의 2에 달했습니다. 특히 학대사례 전체와 비교해 20대 가해자 비중이 높은 것이 눈에 띕니다.

이에 대해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는 "20대의 경우는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부모가 될 준비가 아직 돼 있지 않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아이가 10대 이상인 40~50대와 달리 아이가 영유아라 폭력을 행사할 경우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윤이의 동생들처럼 부모 방임으로 사망할 경우 "해외에서는 의도성 여부와 관련 없이 학대 사망을 중하게 처벌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 신체·정서 학대 많아…타인 학대는 성학대가 절대 다수

일반적으로 아동학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학대는 정서학대이고, 그다음으로는 신체학대와 방임, 성학대의 순으로 비중이 높게 나타납니다. 가해자가 누구냐에 따라 저지르는 학대 유형도 달라졌는지 살펴봤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부모와 친인척, 대리양육자 모두 정서학대> 신체학대> 방임>성 학대 순으로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일반적 양상과 비슷했습니다. 다만, 부모의 경우 방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22%(중복 포함)로 친인척(13.2%)이나 대리양육자(12.7%)에 비해 높았습니다. 성 학대의 경우에는 부모는 2.2%만이 저지른 반면, 친인척은 7.2%, 대리양육자는 10.8%로 비중이 올라갔습니다.

확연히 양상이 달랐던 것은 학대 행위자가 타인, 즉 모르는 사람일 경우입니다. 학대 행위자가 타인인 경우에는 성 학대의 비중이 가장 높아 64.6%로 나타났고, 정서학대가 35.7%, 신체학대가 19.7%로 나타났습니다. 아동 성추행·성폭력의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 학대 가해자 절반은 무직·단순노무직…전문직 아동학대도 급증

이번에는 아동학대 가해자의 경제적 조건이나 특징이 학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10여 가지로 분류된 학대 가해자의 직업군 가운데서는 무직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직군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2012~2017년 평균이 33%, 학대 가해자의 3분의 1은 무직자였다는 이야기입니다. 2위인 단순 노무직과 비교해도 두 배나 됐습니다. 학대 가해자의 절반가량이 직업이 아예 없거나 저임금군으로 꼽히는 단순 노무직인 셈인데, 도윤이의 사례에서 보듯 빈곤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이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명되는 결과입니다.

반면, 비교적 고소득군으로 꼽히는 전문직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것 역시 눈에 띄는 점입니다. 2012년에는 전체 학대 가해자의 4.2%에 불과했던 전문직종이 2017년에는 14.3%까지 늘었습니다. 장희선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사회복지서비스의 대상인 빈곤, 저소득 가정의 아동학대가 주로 노출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가 발견되는 측면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학대 가해자가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 대상자인 비율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경제적 요인 이외에 학대 가해자가 가진 고유의 특성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가장 최근인 2018년 통계에서는 '부적절한 양육 태도'와 '양육 지식·기술 부족'이 각각 상위에 올랐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잘 모르고 제대로 알려하지 않는다는 건데, 각각 23.5%와 19.9%에 달합니다. '스트레스'와 '부부 및 가족 갈등'이 17.5%와 15.6%로 뒤를 이었고, '경제적 어려움'이 특성인 경우도 8.3%로 나타났습니다.

성격이나 기질 등에 문제가 있거나(9.2%) 알코올 남용(6.7%)이 특성으로 나타난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신체적 장애나 전과 이력, 도박이나 게임 중독 등은 모두 2%를 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의 고치기 힘든 개인적 특성이 학대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는 않지만, 아동학대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찾아내 양육을 돕고 올바른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가해자의 특성 가운데 사실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특성 없음'입니다. 학대 가해자들에게서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못한 경우가 전체의 29.9%에 달하는 겁니다. 아동 학대가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범죄임을 데이터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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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데이터 시각화: 강준희
인터랙티브 UX/UI 디자인&개발: 김명윤, 공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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