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V도우미 “철들었어요”

입력 2005.11.20 (17:04)

수정 2005.11.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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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는 벤치에 앉아있었지만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이천수[24.울산 현대]가 모처럼 이름값을 해냈다. 팀 운명이 걸린 K리그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 20일 \'적지\'인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 나온 그의 발끝은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따라 만들어냈다.
전반 3차례 골문을 위협한 슈팅은 전주곡에 불과했다. 중거리포와 프리킥 두 방이 성남 골키퍼 김해운의 손끝에 걸려 골 포스트와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간 뒤 후반에 보여준 그의 측면 돌파는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후반 1분 마차도의 그림같은 오버헤드킥과 38분 이진호의 헤딩 역전골이 모두 이천수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동점골은 오른쪽 측면을 뚫어 적당한 높이로 골을 배달했고 역전골은 왼쪽에서 수비수 태클을 뚫고 이진호의 머리를 정확히 겨냥했다.
2002년 K리그 신인상을 받고 이듬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호 진출 선수가 됐지만 꿈의 유럽 무대에서는 환희보다 훨씬 더 강한 좌절을 맛보고 돌아와야 했다. 이천수는 이번 시즌은 반드시 우승컵을 안고 가겠다고 했다.
아드보카트호에 선발됐지만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평가전에서 상암구장 팬들이 환호할 때 이천수는 벤치를 지켜야 했다. 유럽파 실험이 1차 목표라는 감독의 전략 때문이기도 했지만 실망감은 적지 않았다.
\"스무살 때 \'천방지축 이천수\'가 아니잖아요. 대표팀에서 뛰지 못했지만 리그에서는 기회가 있을 걸로 생각했습니, 그리고 오늘처럼 하면 대표팀에서도 또 기회가 온다고 확신합니다\"
\'유럽무대의 시련이 나 자신을 철들게 했다\'고 표현한 이천수는 \"한 골을 먼저 내줘 지고 있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불안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성남과 이런 식의 단판 승부를 벌여 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천수는 챔피언전에서는 프리킥으로 골을 노리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만들어주는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욕심을 내겠다고 한다. 다부지고 활발한 모습은 대표팀에서나 소속 팀에서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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