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호 악재? 계속…분위기 잡아라

입력 2006.08.31 (09:34)

수정 2006.08.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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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이적 결렬 차두리 합류 불발 '뒤숭숭'

31일 다시 닻을 올린 2기 베어벡호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2일 오후 8시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07 아시안컵축구 예선 '난적' 이란과 결전이 불과 이틀 밖에 남지 않았지만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터져나온 굵직한 사건 탓에 자칫 대표팀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쉽게 됐다.
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9일 이란전에 나설 2기 명단 25명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그날 이영표(29.토튼햄)가 이탈리아 세리에A AS 로마로 이적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먼저 전해졌다. 이영표가 입단 교섭 때문에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갈과 함께 '빅 뉴스'가 날아왔다.
그러나 만 하루만에 이영표의 이적은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에이전트사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계약 성사단계에서 최종 사인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여러 모로 뒷맛이 개운찮다.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이영표는 31일 오후 급거 귀국하지만 최근 며칠 온통 이적 협상에 신경을 썼던 터라 당장 중요한 실전에 나설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베어벡 감독도 무리하게 이영표를 왼쪽 윙백에 기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이적 문제에 휩싸였던 선수라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어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러시아 리그에 데뷔한 김동진(24.제니트)이 왼쪽 측면을 꿰찰 것으로 보인다.
이영표는 대표팀 소집 명단에 포함된 만큼 명백한 부상을 당하지 않은 한 소집에는 응해야 한다. 이영표의 합류가 대표팀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팀의 고참급'으로 필승의 결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차두리(26.마인츠)가 부상으로 명단 발표 이후 합류가 불발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차두리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이란전에 뛰기 어렵다는 구단의 공문을 첨부했고 베어벡 감독도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차두리가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탈락한 데 대한 일말의 서운함을 나타냈고 베어벡 감독에 대한 반감으로 소집을 사실상 '보이콧'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29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독일에 갔지만 차두리를 만나지 못했고 통화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2004년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좌절시킨 이란은 정예 멤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순 없는 힘든 상대다. 이틀 밖에 발을 맞출 시간이 없는 베어벡호로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갖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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