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거품 빼’ 대박 계약, 극소수 예상

입력 2006.11.14 (10:45)

수정 2006.11.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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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뜸했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소식이 이번 주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박을 터뜨리는 이는 올해도 소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박과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20억 원'을 이제는 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7일 FA를 선언한 선수로 공시된 12명 가운데 계약한 이는 SK의 김원형 뿐이다. 그는 SK와 2년간 7억 5천만 원에 재계약했다. 나머지 11명은 17일까지 원 소속구단이 배타적 우선 협상권을 갖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이병규(LG)다. LG는 이병규에게 4년간 42억 원-48억 원 사이를 제시하고 협상 테이블을 준비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답변은 못 얻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김연중 LG 단장은 14일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합숙 훈련 중인 부산으로 내려가 17일까지 최종 담판을 치를 예정이다.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인 우완 투수 박명환(전 두산)은 계약이 길어질 분위기다. 박명환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박유현씨는 "일본의 경우 박명환이 원하는 구단은 제시액이 적고 그렇지 않은 구단은 많은 돈을 주겠다는 자세다. 18일 이후 구체적인 협상 상황을 공개하겠지만 돈보다는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구단으로 알아보고 있다. 미국 진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명환이 해외로 진출한다고 해도 한국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기 못했기에 거액을 손에 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액을 손에 쥘 이로는 진갑용(삼성)도 있다. 주전 안방 마님으로 삼성이 3번이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진갑용은 과거 관례에 비춰보면 20억 원 이상은 예약해 놓았다. 다만 4년 계약이 될지 3년에 옵션 계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장성호(KIA)는 4년간 최대 42억 원을 받는 조건에 타이거스에 잔류했다. 42억 원은 2004년 말 삼성과 역대 최고인 60억 원에 계약한 심정수에 이은 야수 두 번째 몸값이었다. 지난해 FA 계약한 7명 중 20억 원이 넘는 선수는 장성호 뿐이었다.
선수 몸값 폭등이 절정에 달했던 해는 2003년과 2004년이었다. 정수근이 롯데와 6년간 40억 6천만 원에 계약한 게 기폭제였다. 진필중(LG) 마해영(KIA) 등이 30억 원, 28억 원으로 대박 행진의 뒤를 이었고 2004년에는 심정수와 박진만(삼성.4년 39억 원), 김재현(SK.20억 6천만 원) 김한수(삼성.4년 28억 원)가 뒤를 이었다.
당분간 이 때 기록한 FA 최대 몸값을 갱신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그에 필적할만한 스타도 없을 뿐더러 사회적인 분위기도 이제는 FA 거품을 빼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4년 만에 사령탑에 복귀한 김성근 SK 감독은 "FA 몸값이 너무 높다. 적은 금액에도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것에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일부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FA 시장의 '큰 손' 삼성이 철수하면서 거액을 내지를 수 있는 구단이 사라진 것도 이런 분위기에 한 몫한다. FA 영입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그간의 분석도 구단들이 FA 영입을 주저하는 큰 이유가 되고 있다.
FA 시장이 시든 반면 트레이드 시장은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우리가 내친 선수가 다른 팀에서 활개치는 것을 볼 수 없다', '손해 보면서 장사할 수 없다'는 논리로 미국과 일본에 비해 국내 트레이드 시장이 소강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어차피 새 피를 수혈해 팀을 바꾸려면 FA 보다는 적극적인 트레이드가 낫다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팀이 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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