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인 후보 이소연씨 인터뷰

입력 2006.12.25 (22:39)

수정 2006.12.27 (08:57)

"어릴 때 누구나 바랐던..우주를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싶다는 그 꿈을 대신 이뤄드리겠습니다"
성탄절인 25일 오후 한국인 첫 우주인 후보로 뽑힌 이소연(28)씨는 수십명의 기자들에 둘러싸여 다소 긴장한 기색도 보였지만 이내 침착하게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광주광역시에서 1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그녀는 광주과학고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석사과정을 거쳐 바이오시스템 분야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과학도다.
밴드 보컬리스트 경력에 태권도 공인 3단으로 튼튼한 체력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지.덕.체를 겸비한 재원이다. 신장 164㎝, 몸무게 58㎏으로 우주인에 적합한 체격조건을 갖췄다.
"우연히 신문에 난 우주인 선발기사를 보고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서 우주인 모집에 지원했다"는 그녀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확정되면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향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씨는 2008년 4월 러시아 왕복우주선 소유즈호에 오르게 될 경우 한국 첫 우주인이라는 영예와 함께 한국 첫 여성우주인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돼 세간의 관심을 듬뿍 받을 전망이다.
이날 서울 강서구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대중친화력 평가 등 마지막 4차 선발 과정을 통과한 이씨는 "남성 후보자들과 당당히 실력으로 겨뤄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최종적으로 우주왕복선에 오를 분은 남녀 성별과 상관없이 가장 적합한 분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선발과정을 지켜봤던 이씨의 어머니인 정금순(57)씨는 "딸이 우주인 후보로 선발될 지는 예상치 못했다. 너무나 기쁘다"면서도 "러시아 1여년의 훈련과정이 남자들도 버텨내기 힘들 정도로 혹독하다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성실히 최선을 다해가기라 믿는다"고 딸을 격려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소연씨와의 일문일답.
--우리나라가 직접 우주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눈으로 보는 것과 책으로 보는 것이 다르듯 사람을 직접 보내서 임무 수행하는 것과 단순히 러시아 등 강대국의 리포팅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부터 우주인의 꿈을 꾸었나.
▲어릴 때 우주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놓치고 있던 꿈을 우주인 선발 신문기사를 보고 다시 되찾게 됐다.
--주어진 임무 외에 개인적으로 우주에서 꼭 하고 싶은 것은.
▲영화 '트루먼 쇼'에서처럼 진짜가 아닌 데도 실제 세계처럼 사람들이 믿고 있을 때가 있다. 말로만 듣던 우주를 직접 가서 확인해 보고 싶다.
--우주 귀환 후의 계획은. 또 내년 러시아에 가서 훈련을 받으려면 1년 동안 생업을 접어야 할텐데.
▲내년 3월 러시아에 가기 전까지 잠시 인력을 비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놓을 생각이다. 현재 대학원 박사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우주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연구 분야의 일을 계속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향후에는 과학기술 홍보에 주력하고 싶다.
--본인이 우주에서 해보고 싶은 과학실험은.
▲가장 궁금한 것은 우주에서 근육이 줄어드는 등의 신체 변화다. 또 지금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기계와 전자 쪽이어서 반도체 메모리 관련 실험 결과가 매우 궁금하다.
--최종 후보로 선발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는가.
▲함께 테스트 과정에 참여했던 분들이 너무나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여서 시간이 갈수록 자신감이 떨어졌었다. 다만 선발과정을 거칠수록 열의는 높아졌다.
또 선발과정 중에 건강검진과 체력 테스트를 하면서 건강한 딸을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동생들이 편지도 보내주고 개인 홈페이지에 들어와 댓글도 달아주고 응원해줘서 무척 고마웠다. 실험실에서 대신 일해줬던 식구들도 불편했을 텐데도 내가 우주인 되길 응원해줬다. 모두들 감사하다. 특히 교수님은 따로 불러서 인터뷰 코치까지 해주셔서 그런 작은 응원들이 모여서 이 자리에 있지 않았나 싶다.
--현재 과학도의 신분에서 앞으로 우주인으로서 과학을 홍보하는 입장이 될것이다. 한국 과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박사과정으로 있으면서 힘든 일이 많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 모든 분을 신뢰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언젠가는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훌륭한 성과를 낼 것으로 믿고 기대를 해야 한다고 본다.
--항간에는 최종후보는 남자 1명. 여자 1명을 뽑되 최종 우주인은 남성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데.
▲요즘 사회에서의 여성 위상을 고려해 여성후보를 뽑을 수 있다는 말이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남녀 상관없이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심사위원께 굳이 여성할당으로 뽑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뽑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오늘의 결과도 실력에 따른 것이라 믿는다. 또 최종적으로 우주에 가는 것도 남자가 가느냐 여자가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주를 가기에 더 적합하신 분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우주인을 통해 어떤 꿈을 가져줬으면 하나.
▲ 어릴 때는 누구나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우주를 멋지게 날아갈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커가면서 현실의 한계로 그런 꿈들을 접게 된다. 순수하게 우주를 날고 싶다는 일반 사람들의 꿈을 대신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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