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문제 ‘조직력·집중력 부재’

입력 2007.03.24 (23:21)

수정 2007.03.24 (23:23)

베어벡호가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축구대표팀은 24일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0-2로 완패했다.
베스트11 중 한국은 7명을 해외파로, 우루과이는 11명 전원을 유럽파로 구성해 정예 멤버로 맞섰지만 우루과이의 한 수 위 경기 운영 능력과 개인기에 밀려 씁쓸한 패배를 받아들었다. 측면 일변도의 단조로운 공격을 고집했고, 집중력 부족과 느슨한 수비 전환으로 인해 미드필드를 상대에게 내주며 맥없이 무너졌다.
측면 공격을 주로 시도했지만 부정확한 크로스와 한 템포 늦은 패스 연결로 중앙에 제대로 볼을 투입하지 못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재진의 활용도는 그 만큼 떨어졌다.
측면 공격도 풀백 이영표(토트넘)와 윙포워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버틴 왼쪽에 치우쳐 상대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못했다. 전반 초반 다소 밀렸던 우루과이자 한국의 공격 패턴에 익숙해지자 패스 연결의 길목에서 볼을 쉽게 쉽게 차단해 낸 것도 그 때문이다.
더구나 크로스마저 세밀하지 못해 공격의 맥이 자주 끊겼다. 후반 들어 우루과이가 수비 위주로 경기를 펼쳐 상대적으로 공격이 활기를 찾는 듯 했지만 견고한 수비벽을 뚫기에는 부족했다.
김대길 축구해설위원은 공격에서 수비 전환시 빠르게 안정적으로 방어벽을 구축하지 못한 것을 실점 원인이자 패인으로 꼽았다.
김 위원은 "공격시에는 4-2-3-1 포메이션에서 2-4-4 또는 2-4-1-3 등으로 숫자 변화는 유연하게 잘 이뤄졌다. 하지만 수비 전환시 미드필더 숫자를 빠르게 늘리지 못해 상대에게 쉽게 공간을 장악당한 게 아쉬웠다"고 밝혔다.
상대의 패스 연결 한 방에 수비 라인이 무너지며 완벽한 찬스를 허용했던 두 차례 실점 상황을 두고 이른 말이다. 미드필더에서 압박을 하지 못하다 보니 개인기가 좋은 우루과이 선수들에게 쉽게 쉽게 패스 길을 열어줬다.
최진한 동북고 감독도 "첫 실점 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면서 "첫 골도 상대에 대한 마크를 놓쳤고, 두번째 골도 미드필드에서 패스 연결을 차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중력과 조직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대표팀은 소집된 뒤 이틀 간 회복훈련 위주의 가벼운 훈련만 하고 경기에 나서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적었다. 하지만 이는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대표팀으로서는 우승을 노리는 2007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는 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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