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국보 1호 숭례문에 불을 지른 유력한 용의자는 69살의 방화 전과자였습니다.
첫 소식으로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숭례문에 불을 낸 지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힌 채 모 씨.
예순 아홉 살, 특별한 직업이 없는 채 씨는 쏟아지는 질문에 짧게 답했습니다.
<녹취> 채OO(숭례문 방화 피의자): "자식들하고 국민한테 죄송하다는 말을 다 할 수 없습니다."
지난 일요일 사건 직후 경기도 고양의 아들 집으로 간 채 씨는 다시 이혼한 전처가 살고 있는 인천 강화도로 가 숨어 있었습니다.
방화 전과자를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어제 저녁 7시 채 씨를 붙잡았습니다.
<녹취> 김영수(서울 남대문경찰서장): "강화도 일대를 탐문 수사해서 마을회관 앞에서 발견했다.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채 씨는 지난 1997년 재개발된 자신의 집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채 씨가 검거되는 데에는 한 시민의 제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사다리를 들고 숭례문 누각으로 올라가던 채 씨를 목격한 이 시민은 어제 저녁 경찰과 강화도까지 함께 가 채 씨를 확인했습니다.
<녹취> 제보자: "강화에 용의자 집에 갔을 때 집에서 나온 사다리, 가방 이런 것을 봤을 때 똑같다는 생각. 용의자 봤을 때 맞다라는 확신. 자포자기한 듯한 표정을 봤구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너통과 가죽 장갑도 압수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채 씨에 대해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현장검증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