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부상자 많아, 3월이 고비야”

입력 2008.03.08 (17:47)

수정 2008.03.08 (17:48)

"시집가는 날 등창 난다더니. 아무튼 3월이 고비입니다."
포항-전남의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개막경기가 열린 8일 오후 포항스틸야드.

경기를 앞둔 박항서 전남 감독은 겉으로는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속마음은 그리 편치 못한 듯했다.
시즌 개막은 물론 12일부터 시작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팀으로서는 아주 중요한 시기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남은 수비수 김치우와 공격수 고기구, 외국인 선수 슈바 등 주축 세 명이 아예 출전선수 명단에조차 들지 못했다.
대표팀에 발탁됐던 고기구는 지난달 중국 충칭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김치우는 이 대회 준비과정에서 부상해 재활 중이다. 슈바는 전지훈련 중 다쳤다.
대표팀에서 다친 골키퍼 염동균이 100%는 아니지만 치료가 잘 돼 이날 골문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 FA컵 우승팀 전남은 12일 열릴 호주 맬버른 빅토리FC와 2008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 원정경기를 위해 포항전이 끝나고 9일 바로 출국한다.
19일에는 일본 감바 오사카를 불러들여 2차전을 갖는다. 주말엔 K-리그, 주중엔 챔피언스리그를 치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할 수 없으니 박 감독 입에서 "시집가는 날 등창간다더니..."라는 탄식이 나올 만 하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서 발목이 좋지 않았지만 출전 강행 의사를 밝혔던 수비수 곽태휘마저 전반 37분 만에 교체되면서 박 감독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박 감독은 포항에 아쉽게 1-2로 무릎 꿇은 뒤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득점력과 집중력 부족에서 우리가 패했다"면서 "원정경기에서 승점 1을 얻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 실수로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26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라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부상 선수들이 많아 여의치 않지만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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