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우리 “발 없는 야구 답답해”

입력 2008.04.19 (11:08)

수정 2008.04.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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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지 않는 야구는 답답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우리 히어로즈 사령탑은 매 경기 답답한 공격에 침이 마른다.
삼성과 우리가 18일까지 기록한 도루는 각각 6개와 3개. 30개로 1위인 두산과 5~10배 차이가 난다.
양팀은 주루 센스가 뛰어난 톱타자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은 박한이가 우리는 이택근이 1번 타자를 맡고 있지만 뛰는 야구보다 활발한 타격에 무게를 두는 스타일이다.
양준혁-심정수-제이콥 크루즈로 최강 중심 타선을 구축한 삼성은 그나마 낫다. 1~2번 박한이나 신명철이 출루만 한다면 클린업 트리오 한 방에 기대를 걸만하다.
삼성은 볼넷을 84개나 얻었는데 심정수가 18개, 크루즈가 10개, 양준혁이 5개를 골라 출루했다. 상대팀 투수들도 세 명의 무게감을 잘 알기에 위기에서 피해갈 수밖에 없고 기회는 후순위 타자에게 이어진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뛰는 야구를 주도할 선수로 신인 허승민을 낙점하고 경기 중 대주자로 중용하고 있다. 그는 네 번을 뛰어 두 번은 살고 두 번은 죽었는데 타격이 미숙해 주전을 꿰차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
삼성은 올시즌에도 도루나 번트 등 '작은 야구'에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1점차 승부에서는 오직 마운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반면 우리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삼성처럼 대주자로 요긴하게 써먹을 선수조차 없고 삼성처럼 마운드도 탄탄하지 못해 초반 타선이 대폭발해도 뒤로 갈수록 불안한 게임을 펼치고 있다.
이광환 히어로즈 감독은 18일 롯데전을 앞두고 "상대 투수들은 우리 팀과 경기할 때 정말 편안하게 던진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누상에 나가더라도 뛸 만한 선수가 없는 히어로즈 특성상 상대 투수들은 주자를 견제할 필요를 못 느끼고 타자와 승부에 집중한다. 이 감독은 "투수를 흔들어야 하는데 도루가 가능한 선수가 없고 타석에 있는 타자들도 큰 재미들 못 보고 있다"고 말한다.
영화에 나오는 영웅들은 제 각각 비장의 무기가 한 가지씩은 있지만 히어로즈는 죄다 방망이에 집중된 게 흠이다.
이 감독은 "수학으로 따지만 방망이는 '허수', 마운드는 '실수'"라면서 타격은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 뛰는 야구로 활로를 뚫어야 하는데 도저히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타격감이 떨어진 히어로즈는 18일 롯데에 패하면서 5연패 늪에 빠졌다.
주루 센스가 단기간 길러지는 것도 아니어서 삼성과 우리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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