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 집단 대치, 도 넘어선 ‘추태’

입력 2008.04.19 (16:57)

수정 2008.04.19 (18:36)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 차례나 빈볼 여부로 집단 대치양상을 보였던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가 올해도 그라운드에서 도를 넘어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19일 잠실경기에서는 김성근 SK, 김경문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선수들을 자극하는 양상마저 보이면서 양팀 간 갈등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상황은 5-0으로 앞선 두산의 7회말 공격 때 벌어졌다. 1사 1루에서 오재원이 때린 볼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두산의 1루 대주자 김재호가 2루에서 슬라이딩 할 때 베이스커버를 들어오던 SK 유격수 나주환을 방해하면서 사단이 났다. 김재호는 오른 발을 너무 높이 쳐 들었고 이 발에 걸린 나주환은 1루에 공을 뿌리지도 못하고 쓰러졌다.
나주환의 유니폼 하의 왼쪽 무릎 부분은 김재호의 오른 발 스파이크에 찢긴 상태였다.
이에 격분한 김성근 SK 감독이 2루쪽으로 향했다. 김 감독은 임채섭 심판 등에게 김재호의 슬라이딩이 수비 방해 정도가 아니라 일부러 부상을 입히려는 의도가 짙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김 감독은 직접 그라운드에 누워 슬라이딩 자세를 취하며 김재호의 오른쪽 발이 높았음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항의가 길어졌고 김 감독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중 김광수 두산 주루코치와 언쟁이 붙으면서 이번엔 김경문 두산 감독이 더그아웃 바깥으로 뛰쳐 나왔다.
김경문 감독은 박기택 구심에게 다가가 오른 발을 들면서 '발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양 감독은 직접적으로 맞붙지 않았지만 한 차례씩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한번 쌓인 앙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양팀 감독이 더그아웃에 들어간 뒤 SK의 바뀐 투수 김준이 두산의 유재웅을 초구에 어깨를 맞혀 모두가 뒤엉키는 패싸움이 예상됐으나 다행히 유재웅이 두산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선수단을 만류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 투수 채병용-두산 타자 김동주, 두산 투수 이혜천-SK 타자 김재현 간 빈볼 다툼으로 양팀은 일촉즉발 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올해는 '애 싸움이 어른싸움된다'는 말처럼 감독간 신경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성근 SK 감독이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 다녀온 소속 선수 투수 김광현과 정대현이 부상으로 신음하자 선수 관리 소홀을 김경문 대표팀 감독에게 물었고 김경문 감독도 지지 않고 "그렇다면 김성근 감독님이 대표팀을 맡으시라"고 맞섰다.
양팀은 18일에는 두산 투수 이승학이 SK 타자 이진영의 엉덩이를 맞혀 또 한번 충돌을 빚을 뻔 했고 이날 격앙된 감정을 다시 한번 드러내며 앙숙 관계를 이어갔다.
가뜩이나 감독간 사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단마저 냉정함을 잃고 감독 간 대리전에 동원되면서 양팀 간 신경전은 건강함을 잃은 추태로 지적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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