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안마사들 ‘우리도 넥타이 부대’

입력 2008.04.20 (09:04)

1급 시각장애 안마사들이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정규직원으로 채용돼 맹활약,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코스닥 업체 엠피씨[050540]가 운영하는 KT, KTF, 건강보험공단의 컨택센터에서 신종 직업인 헬스키퍼로 근무하는 신대순(47), 윤종길(47), 오세건(46), 류청(29), 이향옥(여.43), 정진숙(여.42) 등 6명.
헬스키퍼란 기업에 설치된 안마시설에서 직원의 건강관리와 피로회복을 관리하는 국가자격 안마사다.
컨택센터는 과거 통신사와 보험공단 등이 외주를 맡겨 전화상담을 대행하던 콜센터가 화상상담, 문자메시지(SMS) 전송, 마케팅 등의 업무를 병행하며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고 업무 강도도 높아짐에 따라 컨택센터를 운영하는 엠피씨가 작년 4월 직원복지를 위해 헬스키퍼를 도입한 것이다.
엠피씨에 근무하는 시각장애인 6명은 헬스키퍼로는 국내에서 정규직으로 채용된 첫 사례다.
선천성 장애를 입은 류청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고교시절 혹은 사회생활 과정에서 심한 충격을 받거나 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었으며 대부분 생계를 위해 안마시술소 등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엠피씨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상 출근하고 일반 직원들과 같은 기준에 따라 급여를 받고 있다.
오세건씨는 "일반인과 같이 아침에 양복에 넥타이를 착용하고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규칙적인 생활로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녹내장을 앓고 있는 윤종길씨는 "오후 10시 이후에는 잠을 자야 미약하게라도 남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사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어쩔수 없이 밤일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안정된 직장생활로 소속감도 느끼고 여유도 생겼다"고 소개했다.
신대순씨는 "결혼 3년차에 불임으로 고생하던 여직원이 있었는데 안마를 해보니 속이 차가운 체질이어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혈자리를 짚어주고 침술치료까지 병행하며 몇가지 조언을 해주었더니 얼마 후 그 직원이 기뻐하며 임신 소식을 전해왔다"면서 "정말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1991년 설립돼 2005년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엠피씨는 최근 사업다각화 차원차원에서 건설업에 진출, 경기도에 유치될 전망인 유니버설테마파크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LG家'의 구본호씨가 지분을 매입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
엠피씨 관계자는 "상담직원들이 일을 하다보면 고객들이 건강보험료 인상, 연체료 부과 등의 사소한 일로 목소리를 높이거나 욕설을 퍼붓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담 직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고객들이 조금만 더 친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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