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수문장 판데르사르, 맨유 구원

입력 2008.05.2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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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달성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구한 건 역시 백전노장 수문장 에드윈 판데르사르(38)였다.
맨유의 최고참 판데르사르가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첼시와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120분의 빗속 연장 혈투를 1-1로 마친 양팀은 결국 '신의 가혹한 룰렛게임'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판데르사르는 결정적인 선방을 펼치며 팀에 우승을 안겼다.
팀당 5명씩의 키커 가운데 맨유는 세 번째 키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첼시는 다섯 번째 키커인 주장 존 테리가 나란히 실축한 가운데 승부차기는 일곱 번째 키커까지 이어졌다.
맨유의 라이언 긱스가 골을 성공시킨 뒤 골문 앞에 선 판데르사르는 첼시의 마지막 키커 니콜라 아넬카가 왼쪽 구석으로 꺾어 찬 볼을 몸을 날려 쳐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판데르사르는 줄기차게 비가 내리던 하늘을 올려다보며 양팔을 벌렸고 센터서클로부터 뛰어온 동료를 뜨거운 가슴으로 부둥켜 안았다.
맨유에서는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감격이었다. 아약스 시절인 1994-1995 시즌에 이미 한 차례 우승을 경험한 바 있는 판데르사르는 1990년 아약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26경기에 출장하며 특급 수문장으로 명성을 쌓아간 판데르사르는 10년을 뛴 아약스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로 둥지를 옮겼고 이후 지안루지 부폰에 밀려 2001년에는 풀럼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2005년 1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맨유 유니폼을 입은 판데르사르는 특히 페널티킥을 잘 막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네덜란드 대표로 출전한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스웨덴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의 슈팅을 막아내며 5-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5월6일 맨체스터시티와 '맨체스터 더비'에서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1-0 승리를 이끌어 맨유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안겼고, 정규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올 시즌 직전 열린 첼시(FA컵 우승팀)와 커뮤니티실드에서도 빛나는 선방으로 승부차기 3-0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맨유는 올 시즌 처음과 끝에 맞붙은 첼시와 일전을 판데르사르 덕분에 모두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올 시즌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을 이어가기도 했던 38살의 노장 판데르사르가 세계 최강 클럽인 맨유에서 얼마나 더 최고 수문장의 명성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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