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경찰이 설치한 컨테이너 장벽은 일단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에겐 또 하나의 풍자거리가 됐습니다.
박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야간 세종로 앞 운집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5미터 콘테이너 장벽이 세종로 왕복 12차선을 꽉 막았습니다.
전경 버스 대신 컨테이너 장벽을 마주한 시위대는 이 역시 소통을 거부하는 현정부를 단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인터뷰> 기길동(집회참가자) : "서울 시내 한복판에 컨테이너가 있다는 게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어이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컨테이너 곳곳에 스티커가 나붙었습니다.
재협상 요구에서부터 정부를 풍자하는 글과 그림들로 가득합니다.
경찰이 컨테이너에 발라놓은 윤활유를 얼굴 기름에 빗대 화장용 기름종이를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전경에 차벽, 이번엔 또 컨테이너벽까지 장애물이 높아질수록 소통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컨테이너들은 오늘 오전 9시쯤 모두 철거됐습니다.
경찰은 이 컨테이너들이 충돌을 막는데 효과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라 대규모 집회때 다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