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한국시간) 브리티시여자오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20.하이마트)는 대회 최연소 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20년 3개월 6일 만에 우승한 신지애는 2001년 23년 10개월 8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랐던 박세리(31)가 갖고 있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1년 박세리, 2005년 장정(28.기업은행)에 이어 신지애가 세 번째로 우승함으로써 브리티시여자오픈은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은 대회가 됐다.
신지애는 18번홀 마지막 퍼팅을 끝낸 뒤 절친한 후배인 양희영(19.삼성전자)에게 샴페인 세례를 받고 서로 포옹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글, 버디 하면 아프리카 환경운동에 기여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버디를 한 선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프리카에 나무를 한 그루씩 심어 환경운동에 기여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후원하는 일본 기업 리코는 아프리카에 나무 심기 운동을 펼치는 단체 '시즈 포 아프리카(Seeds for Africa)'와 손잡고 선수가 버디를 하면 나무 한 그루, 이글을 하면 나무 다섯 그루를 아프리카에 심기로 약속했다.
선수가 홀인원이나 알바트로스를 하게 되면 아프리카에 심는 나무 숫자는 최대 1천그루까지 늘어난다.
3일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세 번째 조로 티오프한 박희정(28. CJ)은 아프리카 나무 숫자를 1천457개로 늘리며 첫 버디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프리카에 심은 나무는 31일 600그루, 1일 557그루, 2일 299그루, 3일 358그루로 총 1천814그루다.
미디어센터에 일본 기자들 북적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라운드가 한일여자골프대항전처럼 되면서 미디어센터에는 방송을 뺀 일본 신문과 잡지 기자만 30여명이 진을 치고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일본 골프잡지 골프 투데이의 오이즈미 에이코 부편집장은 "올해 일본 선수들이 우승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관심이 깊었다"며 "신지애 선수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에이코 부편집장은 "신지애 선수가 전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잘 이끌었다"며 "스타급 여자골프 선수들이 많은 한국이 부럽다"고 말했다.
한 일본 기자는 미디어센터 인터뷰에서 "신 선수 미소가 매우 매력적"이라며 "일본인 팬들 사이에서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활약하는 신 선수 인기가 높은 데 알고 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톱 10에 아시아권 선수가 대거 포진하면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취재 열기가 떨어진 듯했고, 아시아권 선수들의 약진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천영우 주영대사, 대군단 코리언 시스터스 응원
올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참석한 선수 144명 중 코리언시스터스는 31명으로 미국과 함께 가장 많은 인원을 자랑했다. 3일 마지막 라운드 톱 10에 오른 한국 선수만 신지애, 지은희, 한희원, 김인경 등 4명에 달했다.
서닝데일 골프장이 런던 시내에서 차로 40여분 걸리는 거리에 있는 탓인지 런던 일대에 살고 있는 교민들이 대거 골프장을 찾았다. 매 홀 50여명씩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는 일본 응원단보다 열세였지만 신지애 선수를 따라붙어 응원한 한국인들은 30명 가까이 됐다.
아침부터 골프장에 나와 한국 선수들을 응원한 주영한국대사관 천영우 대사는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내 박수도 일조를 했다"며 기뻐했다.
천 대사는 경기 종료 후 한국 선수들을 전원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베풀고 격려했다.
로열버크데일 골프장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보기 위해 서닝데일 골프장을 찾은 교민 김희태 씨는 신지애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환호성을 지르며 "한국 선수가 우승하는 장면을 보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지은희 "퍼팅 실수로 타수 줄이지 못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일본 선수 후도 유리와 함께 공동 3위를 한 지은희(22.휠라코리아)는 "퍼팅 실수를 하는 바람에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했고, 너무 급했던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잘 끝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은희는 "작년 대회장인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과 다른 코스라서 긴장했다"며 "작년에도 그랬지만 영국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왔다, 그쳤다 하는 희한한 날씨"라고 말했다.
지은희는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하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신지애의 우승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