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 ‘변칙 마운드’ 미국 잡는다

입력 2008.08.12 (19:04)

수정 2008.08.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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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이 출격 준비를 모두 마쳤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오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 연습구장에서 1시간 반 동안 수비, 주루, 타격 훈련을 끝으로 지난 1일 서울에서 시작된 12일간의 합숙 훈련을 마무리했다.
전날과 달리 더운 날씨 속에 진행된 이날 훈련에서 선수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마지막 연습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은 듯 분주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미국전을 대비했다.
대표팀은 조직위원회에 비공개로 연습하겠다고 밝혔으나 연습구장 자체가 사방이 터진 곳이어서 큰 의미는 없었다. 마침 다음 훈련 스케줄이 있던 미국대표팀이 지켜보는 앞에서 선수들은 최대한 전력을 감춘 채 훈련을 매듭지었다.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에 도착한 순간 이미 마음의 준비는 끝났다. 미국을 꼭 이겨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애초 생각했던 선발 로테이션은 머리 속에서 완전히 지웠다"면서 마운드를 변칙적으로 운용해 최대한 일찍 4승을 챙긴 뒤 준결승 토너먼트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미국과 경기에는 3번 타자로 컨디션이 좋은 이진영(28.SK)을 내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국에 맞설 대표팀 타선은 다음과 같이 구성될 전망. 이종욱(28.두산), 이용규(23.KIA) 두 발 빠른 교타자가 1,2번으로 나서고 이진영-이승엽(32.요미우리)-김동주(32.두산)-이대호(26.롯데)가 중심 타선을 이룬다.
박진만(32)과 진갑용(34.이상 삼성)이 뒤를 받치고 고영민(24.두산)이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인 9버 타자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은 호시노 센이치 일본대표팀 감독이 거듭 지난해 12월 아시아예선전 한일전에서 있었던 '이중 오더' 사건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야구 강자인 일본이 보다 넓은 아량을 베풀었으면 좋겠다. 경기 전에 여러 말이 오가는 건 좋지 않다. 야구를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며 일침을 놓았다.
대표팀은 당시 경기 시작 10분 전까지 타순표를 바꿀 수 있는 국제야구연맹(IBAF)의 규정을 이용, 타순표를 두 개 작성했다가 일본과 마찰을 빚었다.
호시노 감독은 당시 4-3으로 한국을 이기고 올림픽 직행 티켓을 손에 넣고도 시간이 날 때마다 이를 거론하며 대표팀을 자극했고 김 감독도 지지 않고 일본에 '제발 본 게임에만 집중하라'고 받아치고 있다.
김 감독은 "어제 미국 경기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봤지만 우리 타자들을 믿는다. 충분히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팬들에게 승리를 약속했다.
주장 진갑용은 "미국에는 발 빠른 주자들이 없는 것 같다. 단 투수들의 공이 빠르고 중심 타선은 파워가 좋은 점은 인정할 만하다. 해볼만 한 상대"라고 말했다.
대표팀 수뇌부는 이날 밤 팀 미팅을 한 차례 더 갖고 마운드 운용 계획 등을 투수들에게 알려줄 예정이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6시 우커송야구장 제2필드에서 운명을 좌우할 미국과 본선 첫 경기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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