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민(22) 선수가 태권도 남자 80㎏ 이상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23일 차 선수의 고향인 전남 장흥군 관산읍 수동마을은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마을 주민 50여명은 이날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마을 노인정에 모여 함께 차 선수의 경기를 TV를 통해 지켜봤으며 노인정 정자에는 태극기를 걸어두고 마당에서는 장구와 꽹과리를 치며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차 선수가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 선수를 상대로 점수를 주고받을 때마다 환호와 탄식을 반복하던 주민들은 차 선수가 기습적인 발 공격으로 결승점을 뽑아내고 경기가 종료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주민들과 어울려 어깨춤을 추던 차 선수의 할머니 김금주(78)씨는 "돌아가신 동민이 할아버지가 볏짚을 가득 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꿈을 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줄 알았다"며 "우리 동민이가 너무 장하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기원하듯 두 손을 모으고 경기를 지켜본 차 선수의 큰아버지 차병수(61)씨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다른 세 체급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 행여나 동민이가 금메달을 못 따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동민이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차 선수가 금의환향하면 마을 잔치를 벌이기로 한 주민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노인정을 떠날 줄을 모르고 노인정 마당에서 풍물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정자 위에서는 술잔을 기울이며 기쁨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