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되면 우리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커 증시에도 대형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스와프란 2개국의 중앙은행이 상호 일정액의 자국통화를 일정기간 예치해두고 환시세 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최근 외환위기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외환시장 불안은 국내 경제전반을 흔들어 놓는 경제 최대 변수 중 하나라는 점에서 한ㆍ미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 안정을 가져와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개선과 은행주, 건설주 등 개별 종목의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초 이후 미국발 신용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며 국내 증시가 외환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통화스와프협정은 외환시장 안정을 통한 증시 투자심리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업종의 경우 외화유동성 문제가 최근 주가 폭락의 큰 원인이었기 때문에 통화스와프로 달러공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
또 외환시장이 안정되면 물가안정을 유도할 수 있어 정부 당국의 은행채 직접매입, 건설사 구제 방안 등 당면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달러부족 현상이 일정 부분 해소되고 증시의 반등 가능성도 커졌다. 환율 안정은 정부 정책운용의 폭을 넓혀줘 금융권과 건설업계 등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증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은행주 폭락을 초래한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문제나 외화채권에 대한 신용도 하락 등에 대한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ㆍ미 통화스와프 규모가 얼마가 될지, 통화스와프 조건은 어떤지 알 수 없고 최근 증시 급락의 주원인이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였음을 볼 때 통화스와프 자체로 증시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있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전략팀장은 "통화스와프가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같이 무제한적으로 이뤄지면 최상이지만 한도에 제한을 두면 미국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미국 국채를 담보로 설정하고 국내 금융기관에 혹독한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외환시장 안정은 긍정적이지만 그로 인해 주가가 과연 오를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다. 오늘 원ㆍ달러 환율이 내려갔지만 증시는 하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