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간에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이 성사되면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스와프 거래란 양 국가가 현재의 계약 환율에 따라 자국 통화를 상대방의 통화와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서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 규모에 따라 우리나라로서는 원화를 주고 그만큼의 달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2의 외환보유액'이 생긴 셈이다.
이번 협정이 최종 체결되면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한국의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도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 금융시장 호재..환율 안정 기대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당장 1,400원대에 올라있는 원·달러 환율에 상당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환당국이 강도 높은 외화 공급책을 쏟아냈지만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에 대한 불안심리는 가시지 않았고 환율도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협정 체결은 외환시장에 남아있는 의구심을 없애는데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협정이 체결될 경우 그 자체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감안할 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이용할 일은 없겠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부장은 "한미간 일종의 마이너스 대출을 튼다는 것인데 그 자체가 유동성 우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환율에 상당한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경제학과 하준경 교수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달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나와봐야겠지만 규모가 충분하다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국대 경영학과 강경원 교수도 "이는 한은이 금리를 0.75%포인트 파격 인하한 것보다 강력한 효과를 낼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장단기 외화자금 미스매칭(부조화)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을 본다"고 말했다.
◇ 불안 해소, 국내외 경제가 관건
이번 협정 체결은 최근 불안한 흐름을 보인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에 악영향을 미쳐온 외환시장의 불안이 진정되고 최근 급등하고 있는 한국물 CDS(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프리미엄 안정에도 도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되면 외화유동성 측면에서 안전판이 추가되고 달러 조달금리도 2% 수준으로 낮아진다"며 "주식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에 대형 호재"라며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이 국내 금융위기의 핵이었는데 외환 유동성 리스크가 크게 완화되고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물가안정 유도가 가능해 은행채 직접 매입, 건설사 구제 방안 등 국내 당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원활히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달러를 찍어낼 수 있는 발권력을 가진 미국의 경제가 불안한 상황인데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 유동성뿐 아니라 기타 부분에 대해서도 부실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모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통화 스와프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면 상징적인 효과를 내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