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11인, FA컵 반란 잇는다

입력 2008.12.17 (16:38)

수정 2008.12.17 (16:44)

"가용할 수 있는 선수가 11명 뿐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악의 조건에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실업축구 '강호' 고양 국민은행의 사령탑인 이우형 감독은 프로축구 경남 FC와 '2008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을 하루 앞둔 17일 선수단을 보면 한숨이 나오지만 출사표만큼은 결연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FA컵 32강과 8강에서 K-리그 준우승팀 FC 서울과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 전북 현대를 잇달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꺾는 '그라운드 반란'을 일으키고 4강행 티켓을 얻었다. 지난 2006년에 이어 2년 만의 준결승 진출이다.
'프로팀 잡는 저승사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지금 선수단 상황은 최악이다.
실업축구연맹의 선수 등록이 지난달 중순으로 마감됨에 따라 세대교체 차원에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선수들을 놓아주거나 방출해 지금은 정규 등록 선수가 고작 14명뿐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미드필더 차종윤은 경고 누적, 권우경은 어깨 수술, 공격수 김요환은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다. 선수 11명으로 경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이우형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퇴장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최익형 골키퍼 코치와 이영민 코치, 신형호 매니저 등 3명을 임시 등록을 해놨다. 여차하면 경기에 투입하려고 '보험'을 든 셈이다.
국민은행은 경남과 4강 대결이 '달걀로 바위 치기'로 보이지만 져도 손해를 볼 게 없다는 각오로 배수의 진을 쳤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경남 남해에서 전지훈련으로 필승 의지도 다졌다. 또 상대팀 경남은 올해 프로축구 정규리그 막판에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아깝게 놓쳤을 정도로 실력 있는 팀이지만 2006년 FA컵에서 꺾었던 터라 선수들이 해볼 만하다는 눈치다.
국민은행은 2006년 8강에서 만남 경남과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나서 승부차기 대결 끝에 5-3으로 이겨 4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경남은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우형 감독은 "나보다 주위 분들이 걱정을 더 많이 한다. 선수 운용 폭이 작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남을 힘들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나도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코치도 등록돼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숫자가 적다고 일찍 승부를 보려고 하거나 수비 위주로만 하지 않겠다. 2006년 때처럼 운인지 실력인지 몰라도 4강까지 왔다. 개인적으로 만족하지만 선수들은 결승까지 올라 피날레를 잘 장식하고 싶어한다. 결승에 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승리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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