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생활, 소속사 손 안에 있나?

입력 2009.01.20 (15:37)

수정 2009.01.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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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전지현의 휴대전화가 복제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아직까지 전지현의 휴대전화 복제가 누구 소행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경찰이 전지현의 소속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주목된다. 경찰은 또 이 회사 정모 대표를 소환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휴대전화를 복제하면 통화, 문자 송수신 내용을 엿볼 수 있어 전화 주인의 사생활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자체가 정보통신법 위반인데다, 나아가 더한 범죄 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위험하다.
전지현의 경우는 내달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된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대전화 복제가 이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만의 하나 소속사에서 그의 이적을 감시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면 연예계 전체에 파문이 크게 일 전망이다. 한마디로 소속사가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손 안에 넣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연예 기획사들의 불공정 계약에 대한 시정 명령을 내리면서 그 중 한가지로 '과도한 사생활 침해'도 지적했다.
공정위는 연예인들이 자신의 위치를 항상 기획사에 통보하고 학업, 국적, 병역, 이성교제 등 사생활문제까지 사전에 기획사와 협의하고 지휘, 감독에 따르도록 규정한 조항은 삭제토록 했다.
당시 기획사들은 공정위의 시정 명령에 대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연예인 사생활을 감시하나. 과거부터 내려온 계약서의 유명무실한 조항일 뿐이다", "어린 연예인의 경우는 부모들이 먼저 사생활 관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등의 항변을 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전지현의 휴대전화 복제 사건이 터져 연예계는 긴장하고 있다. 자칫 연예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하는 경계 때문이다.
한때 연예계에서는 연예인 관리 목적으로 비디오를 촬영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됐다. 매니저들이 연예인과의 계약을 이어가기 위해 연예인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비디오를 불법으로 촬영해 협박하는 사례들이 있었던 것.
또 비디오가 아니어도 숨기고 싶은 연애사 등을 빌미로 연예인과의 계약 관계를 이어가는 매니저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들이 생겨나고 코스닥에 진출하는 등 연예계가 점차 산업화하면서 이런 일들은 차츰 사라져가는 듯했다. 2007년 5월에는 40여 개의 매니지먼트사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를 출범시키며 연예기획사들의 질서 확립과 공생을 위해 뜻을 모았다.
매니지먼트협회는 최근 연예인과 기획사의 관계를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표준계약서 작업을 진행해왔고 곧 성과물을 내보일 단계였다.
그런 상황에서 전지현의 휴대전화 복제사건이 터지고 이와 관련해 소속사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자 연예계는 무척 당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할말이 없다"면서도 "휴대전화 복제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처음 들었고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더구나 전지현의 소속사가 시시한 군소업체도 아니어서 수사를 받는다는 것이 황당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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