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김수환 추기경과 대립각을 세웠던 전두환 전 대통령도 오늘 빈소를 찾았습니다.
소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습니다.
조성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장군은 이듬해 김 추기경을 찾습니다.
그러나 추기경의 반응은 차가왔습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우리나라의 국권이 총을 맨 사람에게로 왔다갔다 한다 그런 느낌이 든다."
6월 항쟁을 촉발시킨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때도 고언을 마다않고 전씨와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포악한 고문으로 숨진 고 박종철군의 참혹한 죽음을 애통해 하면서..."
6월 항쟁과정에서 시위 학생들을 체포하려면 자신부터 밟고 가라며 일성을 보탰고 전 대통령 면전에서 대통령직선제 수용을 촉구했습니다.
이후 독재의 터널을 지나 전씨가 도발했던 쿠데타에 단죄가 시작되면서 추기경은 오히려 보복 보다는 진실을 강조합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진실을 확실히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보복이라든지 원수를 갚는 것이 아니고..."
두사람의 마지막 만남, 한사람은 유리관에 잠자듯 누워있고 또 한사람은 말없이 합장했습니다.
<인터뷰> 전두환 전 대통령 : "지금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좀더 사시고 나라를 위해 조언하고 도와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어려운 시기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잠시 회한에 젖은 듯도 보였지만 악연이 아니냐며 쏟아진 예민한 질문들엔 전 전 대통령은 굳게 입을 다물었습니다.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