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불멸의 도움 기록이 목표”

입력 2009.03.0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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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준 패스를 동료들이 잘 넣어줬기 때문이다. 그런 동료와 후배를 만나지 않았다면 대기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은퇴할 때 내 기록을 깰 수 없을 정도까지 만들고 싶다”

프로농구 코트에 설 때마다 역사를 새롭게 쓰는 `테크노 가드' 주희정(32.KT&G)은 4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오리온스와 원정경기에서 사상 첫 정규리그 어시스트 4천개를 돌파하며 112-101 승리에 앞장섰다.
3점슛 4개 등 26점을 쓸어담았고 어시스트 10개를 배달해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또 스틸 2개와 리바운드 3개도 곁들였다.
팀내 최다 득점은 `특급 용병' 마퀸 챈들러의 33점이었지만 코트에서 가장 빛난 건 `운동 중독자'라는 부끄럽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코트의 조율사' 주희정이었다.
양희종이 부상으로 빠지고 캘빈 워너마저 대마초 흡연 혐의로 떠난 KT&G는 힘겨운 6강 쟁탈전을 벌이고 있지만 든든한 주희정이 있기에 근근이 버텨가고 있다.
`칭찬 리더십의 달인' 이상범 감독대행은 경기 후 "주희정은 우리 팀의 `보배'다.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상범 감독대행의 칭찬이 인색하지 않을 정도로 주희정은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대체 용병 토마스 패얼리와 호흡을 맞춘 지 며칠 되지 않았음에도 주희정의 송곳 패스는 위력을 발휘했고 2쿼터 막판에는 어시스트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어시스트 4천개에 3개만을 남겨뒀던 주희정이 2쿼터 종료 1분16초를 남기고 김일두의 2점슛을 도와 4천 어시스트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
지난 1997-1998 시즌 원주 나래에서 데뷔한 주희정이 1997년 11월11일 LG와 경기에서 첫 어시스트를 배달한 이후 무려 11년 3개월여 만에 쌓아 올린 빛나는 금자탑이었다.
이 부문 2위인 이상민(37.삼성)의 3천426개, 김승현(31.오리온스)이 2천798개인 걸 고려하면 엄청난 기록이다.
주희정의 진가가 더욱 발휘된 건 접전 끝에 맞은 연장이었다.
주희정은 연장 시작 직후 골밑 돌파에 이은 레이업 슛으로 94-94의 균형을 깼다. 기세가 오른 KT&G는 김일두가 통쾌한 3점포로 점수를 99-94로 벌렸다.
주희정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레지 오코사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가로채 챈들러의 득점으로 연결했고 칼날 같은 패스로 패얼리의 덩크슛과 김일두의 골밑슛을 잇달아 이끌어냈다. 주희정은 이날 마지막 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연장 혈투 승리를 자축했다. 또 자유투 6개를 모두 림에 꽂는 백발백중의 정교한 슛 감각도 보여줬다.
그는 포인트가드이면서도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득점에도 가담해 지난달 25일 전주 KCC전에서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34점을 뽑았다. 또 같은 달 22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사상 첫 1천100스틸과 역대 3위에 해당하는 2천400리바운드를 작성했다.
그는 "양희종이 시즌을 접었고 챈들러가 연장 들어 체력이 많이 떨어져 득점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다행히 팀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은 패얼리가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잘해주고 있다. 팀이 어렵지만 6강에 꼭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스틸 부문 대기록을 작성하고 싶다. 또 내가 선수 생활을 일찍 했기 때문에 어시스트 기록을 빨리 세울 수 있었다. 언제 은퇴할지 모르지만 KBL에서 내 기록이 깨지지 않도록 코트를 떠나는 순간까지 더 많은 어시스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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