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최악 대진’ 중국 텃세 뚫어라

입력 2009.05.12 (10:41)

수정 2009.05.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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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이용대(21.삼성전기)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셔틀콕 국가대항전인 제11회 세계혼합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는 주최국 중국이 대진 방식을 작위적으로 조정함에 따라 혼합복식과 남자복식 두 종목을 소화해야 하는 이용대의 체력적인 부담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배드민턴은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오픈대회에서 혼합복식-여자단식-남자단식-여자복식-남자복식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복식 전문인 이용대의 경우 첫 경기 혼합복식을 뛴 뒤 3, 4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남자복식에도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중국이 라이벌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혼합복식-남자단식-남자복식-여자단식-여자복식 순서로 변경했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단 한번도 이런 대진 방식은 없었다고 전했다.
매치 순서가 이렇다 보니 이용대는 첫 경기 혼합복식을 뛰고 난 뒤 숨 돌릴 틈도 없이 남자복식에 나서야 한다.
10일 말레이시아와 개막전에서 이용대는 이효정(삼성전기)과 짝을 이룬 첫 경기 혼합복식에서 3세트 접전을 벌인 뒤 2경기 남자단식에 출전한 장영수(김천시청)가 세계랭킹 1위 리총웨이에게 31분만에 0-2로 무너지자 곧장 코트에 나서야 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막내뻘인 이용대는 "체력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아직까지는 뛸 만하다"고 내색을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남자복식에서는 몇 차례 슬라이딩 리시버로 상대 공격을 받아낸 뒤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쇼맨십'을 펼칠 만큼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걱정이 태산이다.
"대진이 이렇게 되다 보니 사실 걱정이 크다"고 밝힌 김 감독은 "용대가 아직 젊기 때문에 체력이 좋은 편이지만 경기를 계속하다 보면 분명히 힘이 빠질 때가 올 것"이라고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용대의 남자복식 파트너인 정재성(27.상무)이 현재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상무에 입대한 정재성은 4주간 군사훈련을 받은 뒤 코트로 돌아와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으며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졌다.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는 이용대의 총알 드라이브와 함께 정재성의 후위 점프 스매싱이 빛을 발했다.
전통적으로 단식보다는 복식이 강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복식 3경기를 다 이겨야 승리를 기약할 수 있는 처지다.
중국의 텃세로 인해 최악의 대진표를 맞이한 한국은 이용대가 남자복식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치느냐에 따라 희비가 교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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