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선수, 좁아진 입지 ‘무용론’ 솔솔

입력 2009.05.13 (11:49)

수정 2009.05.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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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의 위력은 대단하다. 특히 농구나 배구에서는 외국인 선수 한 명이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온다.
그러나 적어도 프로야구에서는 이런 이야기는 이제 별로 통하지 않을 것 같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에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올해 WBC 준우승 등으로 위상과 자신감이 한껏 올라간 국내 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활약상이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선수 디아즈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LG는 팔꿈치를 부상한 투수 옥스프링을 결국 방출했다.
두산 베어스는 아예 외국인선수 2명이 모두 2군에 내려가 있다. 김경문 감독은 농반진반으로 "될 수 있으면 국내 선수끼리 시즌을 꾸려나가고 한다"라고 말해 굳이 `함량 미달'인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8개 구단 1군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는 10명에 불과하다.
63%만이 1군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 2명이 모두 뛰는 구단은 KIA 타이거즈와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3개 구단에 불과하다.
1998년부터 외국인선수가 각 구단에서 2명씩 뛰기 시작한 이래 이처럼 1군 등록선수 비율이 낮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KBO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각종 기록을 봐도 외국인 선수의 영향력은 급격히 감소했다. 타격에서는 올 시즌 `회춘'한 LG의 페타지니와 히어로즈 브룸바를 제외하고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운드에서는 국내 선수가 각종 투수 부문에서 1위를 휩쓸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몇 년간 한국야구 수준은 급격히 높아진 데 비해 외국인 선수 수준은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한국 야구의 수준이 올라간 만큼 그에 걸맞은 선수들을 데려와야 하는데 비용 때문에 그런지 한국에 오는 선수들의 수준이 너무 낮다"라면서 "각 구단 스카우터들이 기존 기록과 성적만 보고 뽑을 게 아니라 더 장기적 관점에서 빅리그 유망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단의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기보다는 구단 내 유망주를 발굴하는 데 더 역점을 두려는 감독들의 인식 변화도 외국인 선수 수난시대를 가져온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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