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표팀, 첫 상견례 ‘병원 방불’

입력 2009.05.13 (13:35)

수정 2009.05.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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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0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치러지는 제1회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나설 농구대표팀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탓에 첫 출발부터 삐걱 소리를 내고 있다.
허재(44) 전주 KCC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3일 오전 송파구 오륜동 대한농구협회 회의실에서 첫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힘차게 출발해야 할 대표팀은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KCC)이 왼쪽 발목 인대가 두 개나 끊어져 깁스한 채로 나타났고, 김민수(SK)는 애초 소집시간인 오전 11시를 20여 분이나 훌쩍 넘겨 도착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게다가 12명의 대표선수 가운데 양희종(상무)과 오세근(중앙대)은 해외 대회에 출전하느라 참가하지 못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대부분 부상을 호소하면서 허재 감독의 표정에는 그늘이 질 수밖에 없었다.
허 감독은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복잡해, 복잡해.."라는 혼잣말을 되풀이했고, 강양택 코치는 도착이 늦어진 김민수에게 연락을 취하느라 분주했다.
선수들이 모두 모였지만 정규리그를 마친 상황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는 말 그대로 '부상 병동'이나 다름없었다.
방성윤(SK)은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되고 전후방 십자인대도 부분 파열이 와서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태고, 김승현(오리온스)은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시즌 막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또 주희정은 3년 전 수술을 받았던 왼쪽 무릎이 좋지 않고, 김민수는 약간의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한 상견례 자리에서 신동파 농구협회 강화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제25회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 예선인 만큼 대표선수로서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이 피로해도 고생을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허재 감독은 신 위원장의 인사말이 끝나고 나서 이규섭(삼성), 김승현, 김주성(동부), 방성윤 등 몸이 좋지 않은 4명과 개인 면담을 통해 앞으로 일정을 논의했다.
허 감독은 "시즌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두 피곤하겠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농구 선수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훈련해야 한다"라며 "프로 무대가 활성화되면서 대표팀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지만 부상이 있더라도 참고 좋은 팀워크를 앞세워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표팀은 예상보다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날 예정됐던 훈련을 취소하고 14일부터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KCC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을 고려해 이번 주에는 재활훈련에 집중하고, 오는 18일부터 본격적인 전술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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