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밑 붕괴’ 허재호, 속도·협력수비 승부

입력 2009.06.02 (13:51)

수정 2009.06.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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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와 협력 수비에 승부를 건다”

10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열릴 제1회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센터진이 사실상 붕괴하면서 내려진 특명이다.
국내 최장신 센터인 전주 KCC의 하승진(24.221㎝)이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데 이어 원주 동부의 김주성(30.205㎝) 마저 부정맥으로 대회 출장이 불가능해지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심각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울산 모비스의 함지훈(25.198㎝)과 중앙대의 오세근(22.200㎝)이 센터를 맡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등 장신 군단을 상대로 `높이 대 높이'로 맞서기에는 힘이 부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낮아진 높이를 스피드와 협력 수비로 뚫겠다는 복안이다.
하승진 대신 이번 대회에 센터로 출장하는 함지훈은 2일 올림픽파크텔에서 가진 결단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승진이가 빠지고 주성이 형까지 상황이 좋지 않아 높이는 좀 약해지겠지만 대신 스피드는 더 빨라졌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함지훈은 "허재 감독께서 센터진에게 박스 아웃과 상대편 장신 센터에게 자리를 빼앗기지 말라는 주문을 했다. 중국이나 일본 선수들이 키는 크지만 힘은 없다고 들었다"라며 "프로에서 외국인 선수들과 이런 식으로 겨뤘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전 가드로 활약할 주희정(SK)도 "두 센터가 출장이 어려워지면서 경기력에 문제가 커졌다"라고 우려를 나타낸 뒤 "그래서 허 감독께서 빠른 농구와 협력 수비를 강조했다"라고 소개했다.
주희정은 "그래서 양동근도 연습 경기에서 포인트 가드 외에도 슈팅 가드도 맡아보며 빠른 몸놀림으로 미들슛을 노릴 계획"이라며 "프로와는 달리 부정 수비 룰이 없는 만큼 외곽 수비수들이 골밑으로 도움 수비를 들어와 센터진의 낮은 높이를 보완하려는 연습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결단식을 마치자마자 대표팀 단장인 신동파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등과 김주성 대체선수 선발을 숙의했던 허재 대표팀 감독은 "하승진에 이어 김주성까지 대회 참가가 불가능해져 어려운 상황임에는 틀림없다"라면서도 "그러나 오늘 중으로 대체 선수를 구해 전력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졸지에 `골밑의 두 기둥'을 잃은 허재 감독이 비장의 카드로 내세운 스피드와 협력 수비를 대표팀이 남은 기간 얼마나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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