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꼴찌 KIA팬, 아직도 ‘감정 싸움’

입력 2009.05.25 (10:06)

수정 2009.05.25 (10:35)

`요즘 잘 나가는 KIA, 야구 못할 땐 이런 일도 있었다.'
2007년 꼴찌를 맴돌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성적부진에 뿔 난 팬들 간 인터넷 비방전이 법정으로까지 번져 아직 진행되고 있다.
KIA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호랑이 사랑방'을 진흙탕으로 만든 비방전의 중심엔 A(39.교수)씨와 B(34)씨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몇몇 선수의 팬클럽 회장을 맡고 선수들과 친분을 쌓아오면서 팬들 사이에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물로 통한다.
특히 B씨는 인기 블로그 운영자로, 야구이론에 정통해 일부 팬들은 `미네르바'라는 별칭까지 지어줄 정도이다.
2007년 KIA의 성적이 바닥을 치자 B씨는 당시 서정환 감독과 정재공 단장의 경질을 주장했고 A씨는 서 전 감독 등을 옹호하면서 두 사람의 논쟁은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다른 팬들이 가세하면서 이들의 논쟁은 욕설이 난무하는 비방전으로 번졌다.
이 와중에 A씨는 그 해 6월 5일 `B씨 때문에 C선수가'라는 제목으로 "B씨가 사람을 패고, 살인사건과 연관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때문에 B씨가 팬클럽 회장을 맡은 C선수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로 A씨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벌금 20만원의 형을 선고유예받았지만 최근 항소심에서는 "당사자인 B씨로부터 실제 들은 말을 옮긴 것이었고,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인정돼 무죄를 선고받았다.
A씨는 이와 별도로 B씨의 편에 서서 욕설과 비방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다른 팬 10명을 고소해 이 가운데 6명이 수십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KIA는 당시 성적부진 등에 항의하는 팬들의 악성 글이 빗발치자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일주일 만에 운영을 재개하면서 욕설.비방.허위사실 등을 게재할 때 회원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약관을 개정했으며 일부 팬은 약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한 야구팬은 이에 대해 25일 "KIA 팬의 감정싸움이나 최근 일부 롯데 팬의 돌출행동을 봐도 팬들이 편하려면 구단 성적이 좋고 봐야겠다"며 "승부나 성적보다는 경기내용을 즐기고 선수들을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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