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무명 돌풍’ 선두 탈환의 힘

입력 2009.05.25 (11:15)

수정 2009.05.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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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뚝심이 무섭다.
705일 만에 단독 1위에 오른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주말 SK와 3연전을 싹쓸이했다. SK는 1년 만에 특정팀을 상대로 3연패를 당했다.
SK의 페이스가 나빴던 것도 아니다. SK는 지난 주중 삼성과 3연전을 휩쓸고 문학 홈에 돌아왔다. 두산은 SK를 상대로 2승1패면 성공이라고 여겼는데 의외의 3연승으로 단숨에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두산은 시즌 개막 이전 SK와 함께 양강 후보로 꼽혔지만 초반 독주 분위기를 잡았던 SK를 이렇게 빨리 따라 잡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지난 5∼7일 LG와 잠실 라이벌 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하면서 4위까지 떨어졌을 때는 자칫 중위권으로 처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마저 감돌았다. 그러나 이후 특유의 끈끈한 팀 색깔이 살아나면서 박빙 승부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두산의 힘은 타선의 응집력과 강력한 불펜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개막 이전 주목받지 못했던 무명들의 선전이 선두 탈환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4할 타자 김현수와 역시 4할에 육박하는 김동주, 5승을 올린 1선발 김선우 등 스타급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예비스타들의 활약이 더 눈부시기 때문이다.
두산은 선발이 5이닝 정도만 막는다. 이후엔 막강 불펜이 잇따라 마운드에 오른다. 고창성-이재우-임태훈-이용찬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승리 공식이다.
SK와 3연전에서도 거의 똑같은 수순을 밟아 모두 승리를 따냈다.
작년엔 5경기 밖에 나오지 않은 2년차 사이드암 투수 고창성은 무려 24경기에 나와 33⅓이닝을 처리했다. 평균자책점 0.81에 피홈런이 없는 짠물 투구.
시즌 개막과 함께 마무리로 전격 기용된 이용찬은 11세이브로 오승환(삼성.12세이브)을 바짝 뒤쫓고 있다.
벌써 5승을 챙긴 임태훈과 지난 시즌 불펜 에이스 이재우까지 구위가 살아나 두산 선발진은 5회만 버티면 이긴다는 믿음이 강하다.
타선에선 '아기곰' 정수빈의 감초 활약이 돋보인다. 정수빈은 지난 22일 연장 12회초 쐐기 2점포를 터트린 데 이어 23일에는 9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아낸 SK 선발 전병두로부터 결승 홈런을 뽑아냈다. 지난달 23일 KIA와 경기에서도 프로 첫 타점을 연장 10회 결승 3루타로 뽑아냈다.
홍성흔(롯데)의 FA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온 이원석도 타율 0.295로 활약상이 괜찮다.
두산은 맷 랜들의 부상 퇴출에 이어 외국인 타자 맷 왓슨마저 돌려보냈다. 랜들 대신 영입한 좌완 투수 후안 세데뇨는 아직 마운드에 올리지도 않았다.
용병의 도움 없이 기존 스타들과 새내기, 중고 무명들의 완벽한 앙상블로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SK와 격차만 줄이겠다고 생각했는데 투타 모두 잘해줘 뜻밖의 3연승을 해낼 수 있었다"며 1위 탈환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김성근 SK 감독은 "두산이 앞서 나간다면 따라잡을 팀이 없을 것"이라며 초조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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