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도사 라인’ 불명예, 강정호 일냈다!

입력 2009.05.29 (22:09)

수정 2009.05.29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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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멘도사 라인'이란 타율 2할 언저리에 있는 타자를 일컫는 말이다.
1970~80년대 미국프로야구에서 뛴 멕시코 출신 유격수 마리오 멘도사가 1979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148경기나 출전하면서 타율 0.198을 기록한 데서 유래한 용어이다. 규정타석을 채웠지만 타율이 2할 아래 위로 왔다갔다하며 타격 순위 최하위권에 처져 있는 타자를 지칭한다.
히어로즈의 5년차 유격수 강정호(22)가 딱 '멘도사 라인'에 걸려 있는 선수다.
강정호는 28일까지 타율 0.200(155타수 31안타)으로 타격순위 42명 가운데 42위였다. 히어로즈가 치른 45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하면서 올린 성적표. 아무리 수비 비중이 높은 유격수라고는 하지만 속이 시꺼멓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타율이다.
게다가 병살타는 9개로 전체 2위. 타격 부문에선 '불명예 기록'만 떠안고 있었다.
그런 강정호가 29일 일을 냈다.
강정호는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에서 4-5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에서 롯데 마무리 존 애킨스의 직구를 호쾌하게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쳐냈다. 주자 둘을 홈에 불러들이는 역전타.
8회초 4-4에서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아 패색이 짙어졌던 히어로즈는 강정호의 결승타 덕분에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강정호는 날마다 1할과 2할을 넘나드는 타자. 홈런은 6개로 장타력은 제법 갖췄지만 정확도는 떨어지는 스타일이다.
애킨스도 타율이 낮은 강정호를 쉽게 본 듯 한가운데로 정면 승부를 펼치다 불의의 한 방에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강정호가 시즌 초부터 마음고생이 많았을 텐데 오늘을 계기로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한다"고 칭찬했다.
이날 3타수 1안타로 타율을 0.203까지 끌어올린 강정호는 "가운데 실투가 들어왔다. 나 때문에 진 경기가 많았는데 나 때문에 한 번 이겨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타격은 2할5푼만 치고 수비를 잘하자는 생각으로 뛴다"고 덧붙였다.
결승타를 쳤지만 여전히 멘도사 라인에 있는 강정호의 반란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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