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 한울타리서 ‘적과의 훈련’

입력 2009.06.14 (16:17)

수정 2009.06.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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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한국 축구대표팀이 훈련을 진행한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전날 입국한 이란 대표팀도 같은 시각 파주NFC를 찾아 몸을 풀었다.
한국 대표팀이 훈련한 청룡구장과 이란 선수들이 담금질한 청운구장은 거리가 있지만 맞대결하는 팀끼리 한울타리 안에서 동시에 결전을 준비한 것이다.
게다가 이란 대표팀의 훈련 구장 옆에서는 한국 14세 이하 대표팀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대표팀 관계자는 적진을 코앞에서 직접 지켜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오전 훈련 한 차례로 끝냈지만 이란 대표팀은 오후에도 한 번 더 파주에서 훈련하고 15일에도 파주를 찾을 계획이다.
이런 일은 지난 2월 이란 원정경기 때도 벌어졌다.
한국과 이란 대표팀은 당시 맞대결을 앞두고 마지막 훈련을 테헤란 국립축구아카데미에서 같은 시간 실시했다. 국립축구아카데미 역시 파주NFC와 같은 곳으로 숙소와 훈련장 등을 갖춘 이란축구의 요람이다.
허정무 감독은 당시 훈련을 초반 15분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취재진을 물린 채 진행했다.
하지만 숙소 건물 옥상에서 이란 대표팀 코치라고 자처한 현지인 한 명이 훈련을 지켜보다 대한축구협회 직원에게 발견돼 자리를 피한 일이 있었다.
이란은 월드컵 본선 진출의 운명을 건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파주NFC를 찾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말로는 요즘 서울에서는 훈련장을 구하기 마땅치 않다.
그리고 어차피 한국과 이란은 더는 감출 것도 없을 만큼 서로 잘 안다.
고트비 이란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비디오분석관,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코치로 한국 대표팀을 위해 일했다.
이란 대표팀은 축구공에 공기를 채우는 에어펌프는 물론 얼음을 담아둘 아이스박스 같은 기본적인 훈련 준비물도 가져오지 않았다. 파주NFC에서 빌려서 다 해결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얼마나 편하게 생각했으면 그랬겠냐"고 웃어 넘겼다.
그렇다고 훈련까지 쉬엄쉬엄 한 것은 아니다.
이란은 첫 훈련임에도 패스와 미니게임, 패스 연습, 슈팅 훈련 등을 이어가면서 1시간20분가량 땀을 뺐다. 한국 선수들도 패싱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는 등 1시간50가량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마지막 한 판 승부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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