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위력에 페타지니 ‘기습번트’

입력 2009.06.25 (22:33)

수정 2009.06.2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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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홈런왕을 노리는 LG 트윈스의 용병 강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살아 나가려고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히어로즈 좌완 장원삼(26)이 위력적인 투구로 페타지니의 넋을 빼놓았기 때문이다.
25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히어로즈가 2-0으로 앞선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온 LG 4번 페타지니는 갑자기 번트 자세를 취했다.
첫 번째 기습번트는 아슬아슬하게 3루 베이스 밖으로 벗어났고 두 번째 번트도 파울이 됐다.
장원삼의 위력적 투구를 공략하지 못하던 페타지니가 자존심을 버려가면서 계속 번트를 시도했지만 6구까지 간 끝에 결국 삼진을 당했다.
장원삼이 8개 구단 중 팀 타율(0.290) 1위인 LG를 상대로 6⅓이닝 동안 5안타와 볼넷 2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4승(5패)째를 챙겼다.
올해 프로 4년차인 장원삼은 프로데뷔 후 매 시즌 10승 안팎의 승수를 올렸다. 지난해에도 팀 내 최다승인 12승으로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올 시즌 1선발 자리도 당연히 장원삼의 몫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사정은 달라졌다. 시즌 중반을 막 지난 이날 현재 그의 입단 동기인 이현승이 9승을 올리며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간계투인 이보근도 6승을 챙겼다.
반면 장원삼은 전날까지 13경기에 나와 3승5패, 방어율 4.87점으로 중간급 투수로 전락했다.
지난 겨울 훈련이 부족했던 탓이 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계투 요원으로 뛴 탓에 선발 투수로서 몸을 만들지 못했다.
시즌이 시작된 후인 4, 5월 개인 훈련으로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이달 들어서는 투구를 할 때 와인드업 자세도 간결하게 바꿨다.
그 결과 볼 끝이 살아나면서 전날까지 최근 5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3실점 이내)를 하며 3승(2패)을 따냈다.
이날 경기에서는 1회말 2사 1,2루에서 안치용이 때린 타구가 자신의 얼굴 쪽으로 날아오자 순간적으로 글러브를 갖다 대 위기를 넘겼으며 5회 말에는 2사 1,3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정성훈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3㎞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던지며 삼진을 4개나 잡아냈다.
장원삼은 경기 뒤 "올 시즌 타자들의 힘이 좋아져 많이 밀린 것 같다"며 "오늘은 브룸바의 2점 홈런을 지켜내겠다고 던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시즌 10승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도 "장원삼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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