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곰’ 임태훈, 두산 불펜 과부하

입력 2009.07.0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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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는 7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2-4로 패하기는 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표정이었다.
두산 계투진의 핵이자 마운드의 대들보 임태훈을 마운드로 끌어내 1⅔이닝 동안 32개나 던지게 한 덕분이다. 8회초 1사 1루에서 정상호가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려 1점을 만회한 건 보너스였다.
SK가 8일 빚을 설욕할 가능성은 커졌다. 천하의 임태훈도 연투는 무리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반면 5연패에서 벗어난 두산은 승리의 기쁨도 잠시 임태훈이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실점한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이틀 전 LG와 경기에서 1⅓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고 1점을 줬던 임태훈은 씩씩하게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를 꽂아 넣었지만 체력이 떨어진 모습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이날 김선우가 왼쪽 정강이 통증으로 2군에 가면서 두산은 선발 투수가 홍상삼 딱 1명만 남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상현과 크리스 니코스키, 정재훈 등이 1군에 올라올 때까지 원래 중간 계투인 투수들로 선발과 불펜을 운용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몰린 셈이다.
그래서 경기 전부터 김경문 두산 감독의 고민은 깊었다. 김 감독은 "이재우가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꾸면서 임태훈에게 부하가 많이 걸려 걱정"이라며 씁쓸해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이재우와 임태훈을 돌려가며 셋업맨으로 기용, 뒷문을 강화했으나 요즘은 전적으로 임태훈에게 의지하고 있다.
선발이 약한 터라 이기는 경기에 반드시 임태훈을 써야 하지만 체력 안배도 해줘야 하기에 머릿속이 복잡하다.
임태훈은 이날까지 두산이 치른 77경기 중 37경기에 등판했고 61이닝이나 던졌다. 8개 구단 중간 계투 중에서는 이승호(SK.64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임태훈은 "실점은 개의치 않지만 재우 형이 없어서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는 게 사실이다. 체력적으로 약간 힘들지만 크게 두려워할 정도는 아니다"고 주위를 안심시켰으나 시즌 끝까지 위력을 이어가려면 휴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두산이 하늘을 보며 비를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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