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수모, 친정에 맹타·쾌투 ‘설욕’

입력 2009.07.08 (11:32)

수정 2009.07.0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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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최근 팀을 옮긴 선수 중 '친정'만 만나면 힘이 솟는 이들이 많아 관전 흥미를 돋우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히어로즈의 타자 더그 클락이다.
지난해 한화에서 뛰었으나 타격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해 버림받은 뒤 올해 히어로즈와 계약한 클락은 한화만 만나면 설움을 한꺼번에 폭발해낸다.
히어로즈 핵타선의 톱타자를 꿰찬 클락은 7일 한화와 경기에서 홈런 2방 포함 4타점을 올리고 팀 승리(12-10)를 이끄는 등 올해 한화전에서 타율 0.486을 때리고 홈런 5방에 14타점을 수확했다.
자신의 시즌 타율(0.290)보다 높고 홈런(13개)과 타점(48개)의 30~40%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거둬들였다.
'저니맨'에서 독수리 군단의 톱타자로 화려하게 변신한 강동우도 작년까지 뛰었던 KIA와 만나면 투지가 활활 타오른다.
지난해 가을부터 한화 유니폼을 입은 강동우는 올해 KIA와 경기에서 티율 0.321을 때리고 홈런 2방을 쏘아 올렸다. 타점도 6개나 보태는 등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정성훈의 유탄을 맞아 시즌 중 KIA로 돌아간 김상현 역시 쌍둥이 '천적'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간 김상현은 만루포만 4방을 때려내는 등 화끈한 방망이 솜씨로 KIA 3루 문제를 해결했다. LG와 경기에서는 아직 홈런은 못 때렸지만 시즌 타율(0.270)보다 1할 가까이 높은 0.360을 때렸고 9타점을 올리면서 KIA가 LG를 상대로 올해 7승1무1패로 앞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삼성에서 그저 그런 중간 계투요원이었다가 지난해 롯데로 이적하고서 필승 셋업맨으로 맹활약 중인 왼팔 강영식도 삼성을 상대로 1승1세이브를 올리면서 분투했다.
평균자책점이 4.50으로 좋지 않았지만 시즌 초반 계투진이 약했던 롯데에서 패배 없이 승리와 세이브를 올린 것만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FA로 쌍둥이 군단에 합류한 정성훈과 이진영도 친정 히어로즈와 SK를 상대로 각각 타율 0.286(홈런 1개, 8타점), 0.300(홈런 1개, 8타점)을 때려내면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두산에서 롯데로 옮긴 쾌남아 홍성흔도 두산과 경기에서 타율 0.333(2 타점)을 기록 중이다.
팀을 옮긴 선수들은 친정과 게임을 하는 소감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별 느낌이 없다"고 짧게 말하지만 워낙 상대팀 선수들을 잘 아는데다 잘하고 싶다는 오기까지 겹치면서 좋은 성적을 낸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데리고 있던 선수들을 내보낸 친정팀 감독들도 대부분 이들의 맹활약을 보면 밉다가도 예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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