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부담?’ 프로야구 만원 징크스

입력 2009.07.09 (11:10)

수정 2009.07.0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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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까지 진행된 올 시즌 프로야구 317경기 중 12.3%인 39경기가 만원 관중 앞에서 치러졌다.
8일 마산구장에는 1997년 구장 증축 이후 12년 만에 2만 명의 만원 팬들이 운집했다. 그러나 홈팀 롯데는 삼성의 막강 불펜 벽에 막혀 2-3으로 아깝게 졌다. 시즌 처음 열린 마산경기에 부푼 기대를 안고 입장했던 '마산 갈매기들'은 씁쓸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만원을 이룬 39경기를 분석해보면 홈팀이 유난히 약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만원 경기 홈팀 성적은 15승2무22패로 승률(무승부를 패수에 포함)은 0.385에 불과하다. 전체 경기 홈팀 승률 0.483에 비하면 1할 가까이 떨어진다.
2만 8천500명을 수용하는 사직구장을 8차례, 마산구장을 한 차례 가득 채운 롯데는 3승6패로 극히 저조하다. 롯데는 홈 승률 0.538을 기록하고 있어 SK(0.615) 다음으로 높지만, 이상하게도 구름 팬이 몰리면 움츠러들었다.
그나마 지난 주말 SK를 상대로 만원 경기 두 번을 이겨 승률이 나아진 편이다. 개막전 승리 이후 만원 관중 앞에서 5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8개 팀 중 가장 많은 11차례 만원사례를 기록한 KIA는 5승1무5패로 반타작했다. 한화도 청주 3번을 포함해 7차례 만원에서 3승1무3패로 선전했다.
두산은 어린이날 한지붕 라이벌 LG에 12점 차로 참패한 것을 비롯해 1승2패로 좋지 않았다. 삼성도 5차례 만원 경기에서 2승3패로 밀렸다. 히어로즈는 1승1패였고 한 번씩만 만원을 채운 LG와 SK는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8개 팀 중 만원 관중 앞에서 승률 5할을 넘긴 팀은 한 팀도 없다.
홈팀이 완봉패를 당한 만원 경기도 5번이나 된다. 반면 완봉승은 두 번밖에 없었다.
만원 관중이 즐거우면서도 걱정스러운 롯데 구단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은 3만 관중 앞에서 자주 경기를 치러봐서 위축될 일은 없다고 본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매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만원 관중이 들어차면 신인급은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고 베테랑 선수들은 반대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잔뜩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8개 구단 감독들 입장에서는 만원 경기나 3-4천 명만 온 경기나 똑같은 1승이라 팬들이 가득 찼다고 무리하게 더 힘을 쏟을 여유가 없다. 앞으로는 만원 팬들 앞에서 홈팀 선수들이 더 힘을 낼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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