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한여름밤 추억’ 박지성vs기성용

입력 2009.07.24 (22:33)

수정 2009.07.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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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금호타이어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리아투어 2009' FC서울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경기는 사실 맨유 박지성(28)과 서울 기성용(19)의 맞대결에 큰 관심이 쏠렸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과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불리며 벌써 국가대표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꿰찬 기성용이 벌이는 '중원 대결'에 축구 팬들은 잔뜩 기대를 하고 경기장을 찾았다.
나란히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려 전반을 벤치에서 지켜본 둘이 후반 들어서도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자 6만5천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결국 그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과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을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박지성은 2년 전 맨유의 방한 경기 때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계속 벤치만 지켰더라면 성난 팬들이 경기가 끝난 뒤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모를 정도로 팬들의 기대감은 컸다.
기성용 역시 '단짝'인 이청용이 볼턴 원더러스 이적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라 맨유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의욕이 컸겠지만 국내 리그 일정이 빡빡해 풀타임 출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후반 15분이 지나 맨유가 4명의 선수를 교체할 때도 박지성이 나오지 않자 팬들은 '박지성'을 연호하며 그의 출전을 기다렸고 서울 서포터스를 중심으로 '기성용'의 이름을 외치며 이에 맞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후반 중반을 넘어서 기성용이 먼저 그라운드를 밟았고 박지성 역시 후반 28분에 교체 투입됐다.
박지성은 경기에 나오자마자 마치 '한국 팬들에게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마음이라도 먹은 듯이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프리킥까지 얻어내 팬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기성용도 후반 추가 시간에 정면에서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날려 맨유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경기장 분위기는 이들이 투입되기 전과 후가 확연히 갈릴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비록 후반 중반 이후부터 시작돼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으나 축구 팬들에게 '한여름밤의 추억'을 선사해준 박지성과 기성용의 맞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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