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에 다시 선 전설의 호랑이들

입력 2009.07.25 (19:12)

수정 2009.07.2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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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린 광주 무등경기장은 시간을 거슬러 1980년대로 돌아간 듯했다.
마운드에는 '국보급 투수' 선동열이 섰고 '노지심' 장채근이 포수 자리로 뛰어나왔다.
'오리궁둥이' 김성한과 '해결사' 한대화는 언제나 그렇듯 1루와 3루를 지켰고 '수비의 귀재' 서정환과 '파워히터' 홍현우가 유격수와 2루에 자리 잡았다.
외야 세 곳은 '재간둥이' 이순철, '대도' 김일권, '오른손 타자의 교과서' 김종모가 차례로 채웠다.
그리고 홈런왕 김봉연이 마지막으로 등장해 각별한 시구를 했다.
KIA의 전신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9차례 우승을 일궜던 '역전의 호랑이 용사'들이 팬 앞에 다시 섰다.
삼성 유니폼을 착용한 선동열 감독을 빼곤 유니폼 대신 양복을 입은 채였지만 다시 현역으로 돌아간 듯 이들은 그라운드로 힘차게 뛰쳐나갔다.
광주구장 외야에 설치된 500인치 LED 대형화면에는 이들의 전성기 시절 활약상이 방영됐고 즐거웠던 '그때 그시절'을 잠시 감상한 팬들은 주인공의 이름이 호명되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환영했다.
은퇴한 지 오래돼 뱃살이 늘어지고 몸집도 불었지만 타이거즈 팬들은 잊을 수 없는 감동과 환희를 선사했던 큰 별들을 가족처럼 보듬었다.
특히 '무등산 폭격기'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선동열 감독에 대한 박수가 가장 크게 터져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스타전을 준비하면서 타이거즈 출신 '레전드 올스타'를 불러 모았다.
왕년의 스타들이 올스타전에 대거 초청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년 전 사직구장에서 열린 '별들의 잔치'에서는 역대 롯데 출신 올스타 최우수선수를 받은 5명이 동시 시구를 했다. 올해는 10명을 채워 팬들의 진한 향수를 자극했다.
KBO 관계자는 "포지션별로 올스타전에 많이 나간 타이거즈 스타들로 레전드 올스타를 꾸렸다. 지역 팬들의 자부심을 북돋워주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는 개인 약속을 미루고 기꺼이 광주로 달려왔고 27일 미국 코치 연수를 떠나는 김성한 전 KIA 감독도 팬들에게 출국인사를 했다. 이들을 데리고 9차례 정상을 밟은 김응용 삼성 사장은 야구장 한쪽에서 흐뭇한 장면을 지켜봤다.
한국 야구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호랑이들의 이날 출석률은 10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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