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주춤’에 경쟁자 ‘고공비행’

입력 2009.07.28 (07:06)

수정 2009.07.2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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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0.단국대)이 주춤하는 사이 경쟁자들은 한 걸음 성큼 달아났다.
박태환은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탈락한 데 이어 28일(한국시간) 자유형 200m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분41초86이 개인 최고 기록인 자유형 400m 예선에서는 3분46초04에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12위에 머물렀다.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는 역시 개인 최고 기록(1분44초85)에 못 미치는 1분46초68로 16명 중 13위를 차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는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와 2008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을 땄고, 자유형 200m에서도 멜버른 대회(동메달)와 베이징올림픽(은메달)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이 개인 기록에 근접도 못하는 사이 그의 경쟁자들은 펄펄 날았다.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의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간 것은 파울 비더만(독일)이다.
비더만은 그동안 박태환의 적수가 못 됐다.
2007년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월드컵 6차 대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박태환에게 정상을 내주고 2위로 밀려난 뒤로는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박태환이 금메달을 딴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18위로 결승에도 못 올랐다.
당시 비더만의 예선 기록은 3분48초03으로 박태환(3분43초35)보다 5초 가까이 뒤졌다.
하지만 비더만은 이번 대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0초07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은퇴한 '인간 어뢰' 이안 소프(호주)가 2002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영연방대회에서 작성한 3분40초08의 세계 기록을 7년 만에 0.01초 줄였다.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도 1분43초65의 대회 신기록으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1분45초23)를 3위로 밀어내며 1위로 결승에 올라 2관왕을 노린다.
박태환과 함께 아시아 수영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장린(중국)도 박태환에 멀찌감치 앞서 나갔다.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린은 이번 대회 결승에서는 3분41초35로 3위에 올랐다.
장린의 기록은 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 때 세운 기록(3분41초86)을 넘어선 아시아 신기록이다.
이제 박태환이 가진 아시아 최고 기록은 자유형 200m(1분44초85) 밖에 남지 않았다.
반면 장린은 자유형 400m와 800m, 그리고 1,500m까지 아시아 최고 기록을 보유하며 자유형 중장거리에서 아시아 최강으로 우뚝 섰다.
박태환과 장린은 8월1일 자유형 1,500m 예선에 맞붙는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를 때 자유형 1,500m에서 14분55초03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장린이 베이징올림픽에서 14분45초84로 기록을 10초 가까이 단축해 버렸다.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1,500m 금메달리스트인 우사마 멜룰리(튀니지)도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11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박태환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박태환이 올해 두 차례 미국전지훈련을 할 때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친분을 쌓았지만 이제 박태환에게는 자유형 1,500m 뿐 아니라 400m에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적수가 됐다.
박태환은 "경쟁자들은 좋은 기록이 나왔는데 나는 계속 그 자리에 있어 조금 힘들다"면서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재도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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