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재도약 위한 계기로!

입력 2009.07.29 (07:06)

수정 2009.07.29 (07:22)

[홍유표 해설위원]

수영 천재 박태환 선수의 로마 세계 수영선수권대회 예선 탈락 소식이 적지 않은 충격과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2007년 멜버른 세계 수영 선수권대회 자유형 400미터 챔피언이자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큽니다. 박태환 선수 스스로도 경기가 끝난 뒤 충격적이라고 밝혔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이번 로마 대회의 참패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습니다.

가장 큰 패인은 박태환 선수의 심리적 불안감에 따른 중압감과 현지적응 실패입니다. 박태환은 자신에게 집중되는 국민적 관심과 기대에 올림픽 때보다 두 배 이상 부담을 느꼈다고 실토했습니다.

이같은 심리적 불안감은 미국전지훈련과 태릉선수촌을 오가며 많은 훈련을 했다고는 하지만 훈련방식이 효과적이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전담팀은 미국전지훈련에서 장거리 위주의 지구력 훈련을 실시했고 대표팀의 노민상 감독은 단거리 위주의 순발력과 스피드를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이원화 된 대표팀과 전담팀의 손발이 맞지 않아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의 엇박자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박태환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전담팀은 있었지만 전담코치가 없다보니 모든 것을 박태환 선수 혼자 결정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회 2연패를 위한 전략도, 경쟁자들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습니다. 이번 대회 자유형 400미터에서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독일의 비더만 선수와 라이벌 중국의 장린 선수 등이 급성장한 반면 박태환의 기록은 오히려 뒷걸음질 했습니다.

진화하지 않고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음을 보여줬습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현지에서 모 잡지사의 화보를 촬영했다는 뒷소문은 허술한 선수관리의 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정상은 오르기보다는 지키기가 더 어렵다고 합니다. 일본의 수영 영웅인 기타지마 고스케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관왕 이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지만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 화려하게 재기했습니다.

전담코치 문제 해결 등 박태환 선수가 하루빨리 슬럼프를 딛고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줘야 할 것입니다.

박태환은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와 함께 어렵고 힘든 시기에 꿈과 희망을 안겨준 대한민국 스포츠의 자랑스런 아이콘입니다. 17살 어린 나이에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세계선수권, 올림픽 금메달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박태환선수의 이번 로마대회 실패의 충격이 재도약을 위한 성장통 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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