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히어로즈, 난타전이 신경전으로

입력 2009.07.3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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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는 후반기 박빙의 레이스에서 앞으로 자주 벌어질 과열 양상을 암시했다.
양팀은 경기 시작 후 2시간 반 동안 쉴새없이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치다 위협구를 둘러싸고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다. 히어로즈 투수 송신영은 빈볼을 던져 퇴장을 당했다.
3연전 동안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호텔에서 머문 SK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전날과 마찬가지로 오전 11시 인천 인하대로 특별타격 훈련을 떠났다.
마땅히 훈련할 곳을 찾지 못한 김성근 SK 감독은 박재홍, 박재상, 박정권, 김재현, 김강민 등을 이끌고 인하대로 갔다가 경기 시작 직전인 6시께 목동구장에 돌아왔다.
히어로즈도 맹훈련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후 2시부터 팀 훈련이 시작되기 전 1시부터 여럿이 특별타격 훈련을 자청했고 이미 워밍업을 하기 전에는 배팅 케이지 주변에 몽둥이를 든 타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송은범(SK)과 장원삼(히어로즈) 두 수준급 투수가 등판했지만 양팀 타자들이 워낙 벼른 통에 초반 분위기는 난타전으로 흘렀다.
후반기의 시작인 이번 3연전을 준비하는 양팀의 각오는 비장했다. 선두 수성에 비상이 걸린 SK는 다시 '독한 야구'로 돌아가 정신을 재무장했고 4강행에 희망을 버리지 않은 6위 히어로즈도 SK를 잡아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런 탓인지 28일과 29일 경기는 숨돌릴 틈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로 진행됐다. 1승1패에서 1승을 추가하기 위한 30일 세 번째 경기는 열기가 더할 수밖에 없었다.
7-7의 균형이 깨지고 SK가 5점이나 뽑은 6회초, 송신영이 볼카운트 0-3에서 박재상의 엉덩이를 맞힌 게 신경전의 출발점이었다. 공수교대 후 SK 투수 고효준이 황재균에게 몸 맞는 볼을 던졌고 돌아선 7회초 송신영이 나주환의 팔꿈치를 맞히면서 양팀 선수들이 모두 마운드로 뛰어나왔다.
자칫하면 벼랑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 탓인지 선수들은 극도로 예민했다.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송신영의 퇴장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격하게 항의했고 경기는 4분간 중단됐다.
여러 팀이 사상 초유의 초접전 레이스를 벌이는 터라 이런 광경은 앞으로 자주 일어날 공산이 크다.
집단 몸싸움(벤치 클리어링)은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꼭 나쁘게만 바라볼 수는 없지만 너무 승리에 집착하는 경향만 보여줄 수 있어 '양날의 칼'로 통한다.
신경전에 대처하는 방법이 후반기 레이스에서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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