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두 수성 전략 ‘한 박자 빠르게!’

입력 2009.07.31 (11:46)

수정 2009.07.31 (11:47)

KBS 뉴스 이미지
'승부의 화신' 김성근 감독이 전면에 나선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후반기 '스피드'를 앞세워 경쟁팀과 일전을 벼른다.
그동안 코치에게 훈련 지도를 일임하고 뒷전에 머물렀던 김 감독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모든 현안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특별타격, 투수들의 연습 투구, 2군 유망주 발굴까지 김 감독은 다시 바빠졌다.
그러면서 떨어지는 득점력을 만회할 방법으로 '빠른 야구'를 택했다. 야수들의 몸은 더 민첩해졌고 김 감독도 반 박자 이상 빨리 투수를 바꾸면서 속도전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은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며 고삐를 조였다.
30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그 단면이 드러났다.
SK는 열흘만에 1군에 복귀한 히어로즈 베테랑 포수 김동수와 강귀태를 상대로 더블 스틸 포함 도루를 5차례나 감행했다.
득점권에 도달한 주자들은 후속타가 터지면서 어김없이 홈을 밟아 득점권 타율이 모처럼 올라갔다.
시즌 중반까지 팀 도루 1위를 달리다 히어로즈(125개)에 1위를 내준 SK는 이날 5개를 보태 124개로 바짝 추격했다.
김강민은 6회초 번트를 댄 뒤 히어로즈 투수 배힘찬의 악송구 때 3루까지 전력 질주했고 나주환도 7회 패스트볼이 나오자 1루에서 3루까지 젖먹던 힘을 다해 뛰는 등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선수들의 의지는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김 감독이 불펜 운용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히면서 SK의 투수교체 시기는 더 주목을 받았다.
김 감독은 이날 11승으로 다승 2위를 달린 송은범을 3회 마운드에서 내리는 강수를 택했다. 김광현(12승)과 함께 막강한 원투 펀치를 형성한 송은범이 3회도 못 넘기기는 처음이었다.
4-1로 앞선 3회 송은범이 더그 클락에게 2점포를 맞고 클리프 브룸바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줘 순식간에 4-4 동점을 허용하자 가차없이 송은범을 불러들였다.
송은범의 구위가 안 좋기도 했지만 계투진이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려면 앞서거나 또는 최소 동점인 상황에서 교체를 해야 한다고 작심한 듯 김 감독은 윤길현을 급히 올렸다.
또 하나의 변화는 김 감독이 결단을 내리는 속도도 빨라졌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이기는 경기에서는 선발투수도 불펜으로 내보내겠다"며 '변칙'을 선언했다.
계투책으로 승부수를 띄우면서 투수들의 체력 안배를 고려할 수밖에 없고 이길 경기와 질 경기를 과감히 나눠 투수를 아끼는 방식으로 틀었다.
이에 따라 끝까지 물고 늘어지던 SK식 '끈질긴 야구'는 초반 일찍 승패가 갈리면 당분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