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소녀 性 논란 유엔 제소 ‘으름장’

입력 2009.08.22 (17:20)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녀 육상선수를 둘러싼 성(性) 정체성 논란이 유엔 제소 사태로 비화될 전망이다.
남아공 의회 스포츠.레크레이션위원회는 22일 성명을 통해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우승자 캐스터 세메냐(18)에 대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성 감별검사를 요구한 것과 관련, IAAF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부타나 콤펠라 위원장은 "세메냐가 당한 모욕은 여성이 이룬 성취를 훼손하는 것으로, IAAF가 성차별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앞서 IAAF는 지난 19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여자 800m 결승에서 1분55초45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우승한 세메냐를 놓고 `남자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남아공 육상연맹 측에 이미 성 판별 검사를 요구해 놓았다고 밝히면서 세메냐의 성 정체성 확인에 나섰다.
이에 남아공 육상연맹은 IAAF로부터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남아공 정치권과 국민 사이에서도 세메냐에 대한 동정 여론이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칼레마 모틀란테 남아공 부통령이 직접 나서 "성 판별 검사를 하라는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라면서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세메냐는 언뜻 남자로 보일 정도의 얼굴 생김새와 근육질 몸매, 그리고 다소 굵은 목소리로 `남자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던 차에 이번 800m 경기에서 뛰어난 기록으로 우승하자 동료 선수들까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세계적인 논란의 중심이 됐다.
세메냐는 자신을 둘러싼 이런 논란이 부담스러운 듯 20일 열린 시상식에 불참하려다 주변의 설득에 막판에 마음을 바꿔 시상대에 올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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