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3관왕 독주 ‘베를린 초특급 스타’

입력 2009.08.23 (16:27)

수정 2009.08.23 (16:33)

KBS 뉴스 이미지
24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막을 내린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볼트의, 볼트에 의한, 볼트를 위한'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개', '괴물'이라는 말이 모자란 천재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이번 대회를 통해 독주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해 남자 100m(9초69)와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던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도 각각 100m와 200m에서 9초58, 19초19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고 400m 계주에서는 37초31에 그쳤지만 무난히 3관왕을 달성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건 칼 루이스(1983년, 1987년), 마이클 존슨(1995년), 모리스 그린(1999년), 타이슨 게이(2007년) 등 4명의 미국 선수에 이어 볼트가 다섯 번째다.
그러나 작년 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굵직한 2개 대회에서 모두 6전 전승, 세계신기록 5개라는 금자탑을 쌓은 볼트보다 화려한 선수는 없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잇따라 3관왕을 한 선수도 볼트뿐이다.
몰라보게 좋아진 스타트 반응속도와 경쟁자를 압도하는 폭발적인 후반 스퍼트를 겸비한 볼트는 뛸 때마다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다. 전문가의 예측, 인간 한계치는 볼트가 내뿜는 폭풍의 질주로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
슈퍼스타 볼트 덕분에 이번 대회는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올림피아슈타디온은 볼트를 보려고 몰려든 구름 관중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회가 열린 10일간 50만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았고 특히 볼트가 결승에 출전한 17일(7만4천413명)과 21일(9만451명), 23일(5만9천926명)에는 유독 북새통을 이뤘다.
세계신기록이 하나도 없었던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3개나 탄생한 것도 성과다.
한편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엘레나 이신바예바(27.러시아)가 3번 연속 실패라는 흔치 않은 기록을 남기고 쓸쓸히 짐을 싼 반면 193㎝의 큰 키를 앞세워 높이뛰기 2연패를 이룬 블랑카 블라지치(26.크로아티아)가 새 여자 스타로 발돋움했다.
5m5로 장대높이뛰기 세계신기록을 보유 중인 이신바예바는 대회 3연패에 도전했으나 다리를 다쳐 점프에서 타격을 입었고 결국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슈퍼그랑프리에서 이신바예바에게 6년 만에 첫 패배를 안긴 안나 로고프스카(폴란드)가 이번에도 핵펀치를 날려 '천적'으로 맹위를 떨쳤다.
블라지치는 올해 2m6을 넘어 시즌 최고기록을 세운 홈팀 독일의 아리네 프리드리히의 거센 도전을 받았으나 결승에서 2m4를 날아 우승을 결정지은 뒤 앙증맞은 댄스로 끼를 발휘했다.
볼트와 여자 100m 우승자 셸리 안 프레이저 등을 앞세운 자메이카에 미국 단거리 육상이 다시 한번 패퇴한 것도 주목할 거리다. 자메이카는 남녀 400m 계주, 여자 100m 허들과 400m 허들 등에서도 우승, 단거리에서만 금메달 7개를 따가는 저력을 뽐냈다.
미국은 앨리슨 펠릭스가 여자 200m에서 3연패를 달성, 체면을 세웠을 뿐 나머지 단거리 5종목은 모두 자메이카에 패해 아성이 완전히 무너졌다. 펠릭스는 올림픽에서 2차례 연속 패했던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한을 풀었다.
미국은 또 남녀 400m 계주에서는 올림픽에 이어 2년 연속 바통 터치 실패로 결승 무대를 못 밟는 등 재앙이 겹쳤다.
에티오피아 철각이 빠진 자리를 같은 아프리카 대륙의 라이벌 케냐가 독식한 것도 흥미로웠다.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3분59초) 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다음달 열리는 베를린마라톤에 집중하려고 결장한 틈을 타 케냐의 아벨 키루이가 2시간6분54초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여자 5,000m와 10,000m 최강자 티루네시 디바바가 발 부상과 감기로 기권한 자리에는 각각 케냐의 비비안 체루이요트, 리넷 마사이가 새 여왕으로 등극했다.
러시아는 남녀 경보 20㎞와 남자 50㎞ 경보 등 경보에 걸린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해 눈길을 끌었고 전통적으로 투척 종목에서 강세를 보였던 독일은 남자 원반던지기와 여자 창던지기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내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