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볼트, 그렇게 빠를 줄 몰랐어”

입력 2009.08.24 (11:28)

수정 2009.08.24 (11:34)

전 세계 철각들의 경연장인 제12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2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내렸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라는 슈퍼스타를 한 차원 높은 스타덤에 올려놓았고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의 추락이라는 이변도 낳았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트랙과 필드의 스타들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동시에 화려한 '말 잔치'로 올림피아 슈타디온 안팎에 화제를 뿌렸다.
작년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층 '성숙하고 진지해진' 볼트의 말을 중심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쏟아져 나온 인상깊은 말을 AFP 통신이 정리했다.
▲"세메냐는 시상대 단상에 올라가고 싶지 않다고 했어. 내가 꼭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지. 그녀가 대답하더군. 왜 자기를 여기 데려왔느냐고. 차라리 고향에 가만 내버려두지 그랬느냐고.."(레오나르드 추엔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연맹 회장, 이번 대회 여자 800m에서 우승한 뒤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남아공 출신 캐스터 세메냐의 심경을 대신 전하면서)
▲"엘리자베스 여왕이 내게 기사 작위를 내려준다면 난 '우사인 볼트 경'이 되는 것이냐? 정말 근사한 호칭인데..(볼트, 영연방 국가인 자메이카의 영웅이 된 뒤 작위를 받는 게 아니냐고 질문하자.)
▲"내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볼트, 100m 결승에서 세계기록을 0.11초나 앞당기며 9초58로 우승한 뒤)
▲"오늘 일어난 일을 적절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난 재기하길 바란다"(이신바예바,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작전 실패와 심리적 부담으로 단 한 번도 바를 넘지 못하고 좌절한 직후)
▲"우사인 볼트는 단지 육상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맨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됐어"(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 볼트의 믿기지 않는 질주를 지켜보며)
▲"빠르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 빠를 준 몰랐다. 우사인은 달리기를 또 다른 수준에 올려놓았다. 나는 그를 쫓아갔지만 따라잡지 못했다. 그를 축하해줄 수 있을 뿐이다"(아사파 파월, 자메이카 대표팀 후배 볼트와 100m 결승에서 3위에 그친 뒤)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193㎝의 장신인 높이뛰기 여왕 블랑카 블라지치(크로아티아), 이번 대회 예선 경기 직전 큰 키 탓에 호텔 방문을 지나면서 머리를 부딪혀 6바늘을 꿰맨 뒤. 블라지치는 2m04를 넘어 무난히 대회 2연패를 달성)
▲"내가 히틀러가 앉았던 이곳에 앉아있다니. 대단한 일이네"(1936년 나치 치하 베를린올림픽에서 인종 편견을 극복하고 4관왕에 오른 흑인 육상 영웅 제시 오웬스의 손녀 멀린 도치, 오웬스를 기리는 뜻에서 메달 시상자로 초청받은 소감을 묻자)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